산업 기업

이스탄불 테러 이어 튀르키예 남부에 로켓 공격…코소보선 ‘車 번호판’ 충돌 확산

■세계 곳곳 되살아나는 분쟁 불씨

러·우크라전쟁에 시선 쏠린 사이

유라시아지역 분쟁 강도 높아져






21일(현지 시간) 시리아와 접한 튀르키예 남부 도시 카르카므시에 로켓 여러 발이 떨어져 시내 고등학교와 주택이 파괴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튀르키예 측은 “로켓 5발이 떨어져 어린이와 교사 등 2명이 목숨을 잃고 임산부 1명을 포함해 여러 명이 중상을 당했다”며 즉각 보복을 천명했다.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이번 로켓은 쿠르드민병대(YPG)가 통제하는 시리아 코바니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강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반도체 패권 다툼, 인플레이션 억제 등에 몰두하는 사이 세계 각지에서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전쟁에 반대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공동 선언이 채택됐지만 유라시아 각지에서 분쟁 강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폭탄테러발(發) 튀르키예·쿠르드 지상전 확전 임박

이날 로켓 공습의 시발점이 된 것은 이달 13일 이스탄불 번화가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사건이다. 당시 튀르키예 정부는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 무장세력을 지목하고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및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마을을 폭격해 180여 명의 반군을 사살했다. 이에 또다시 쿠르드 반군이 인접 카르카므시에 보복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이라크 북부를 거점으로 독립을 주장하며 무장 활동을 벌여온 쿠르드 무장조직을 테러 세력으로 규정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도 검토 중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車 번호판 갈등’에 코소보 분쟁 재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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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던 발칸반도에서는 ‘앙숙’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일촉즉발의 대립 상태다. 코소보가 22일부터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자국 내 차량 번호를 자국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라고 강제하고 미이행시 과태료(150유로)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코소보 분리 독립에 반대하는 세르비아에는 정치·군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로 무력충돌 가능성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중재에 나섰던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진행한 3자 회동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코소보는 1990년대 유고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수천 명이 사망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2008년 서방의 승인으로 독립을 선포했으나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유권 분쟁’ 아제르·아르메이아 전면전 위기 고조

나고르노카라바흐 영유권 문제를 놓고 두 차례 전면전을 치렀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긴장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이날 아제르바이잔이 국경 인근 자국군 진지에 포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양국은 9월 국경지역에서의 교전으로 2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최근 2주간 벌어진 산발적 포격전으로 최소 2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는 분쟁 지역뿐 아니라 국경 전체에 걸쳐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재로 3차 회담을 열어 무력사용을 자제하고 2020년에 벌어진 2차 전쟁 직후 체결된 평화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했지만 분쟁 지역에서의 군대 철수와 포로 석방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후티반군, 예멘 항구에 드론 공격…내전 재발하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 성격을 띤 예멘 내전도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인다. 예멘 정부는 이날 후티반군이 남동부 하드라마우트주 항구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야히야 사레아 후티반군 대변인은 “우리 군대가 남부 알다바항구에 근접하려는 선박을 공격해 떠나게 했다”며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예멘은 2014년부터 계속된 내전으로 15만 명 이상이 숨지고 300만 명 이상이 피란민으로 전락하는 등 대규모 피해를 당했다. 유엔의 개입으로 4월 정전협정을 체결했고 6월에 한 차례 연장했지만 2차 연장에는 실패해 지난달 협정이 만료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휴전이 종료되자 반군은 공격 재개를 공언했고 최근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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