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국가과제에 치료제·백신 개발 '0'…후발업체도 벼랑 끝[SK바사의 눈물]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생산 잠정 중단

"환자모집 어렵고 지원 막혀 막막"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스카이코비원’이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후발 개발사들도 벼랑 끝에 몰렸다.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변이 타깃 백신·치료제 개발이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정부의 개발 지원 사업도 변화를 맞으며 사실상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지원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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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 개발 사업 2022년 4차 신규 과제 예비 선정 결과 공고’ 결과 단 한 개의 과제도 선정되지 않았다. 3차에 이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단 한 곳도 뽑히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사업 공고 회차와 상관없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사실상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지원의 씨가 말랐다. 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환자 모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지원까지 막혀 막막하다”며 “정부의 방관과 외면 속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힘이 빠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코로나19 관련 신약 개발 지원을 ‘K바이오·백신펀드’로 이관해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묵현상 KDDF 단장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정부 지원 사업을 종료하며 개발사들에 “기업들은 여기서 딱 멈추고 지금까지 한 연구를 캐비닛에 잘 넣어뒀다가 다음 전염병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백신 임상 승인은 유바이오로직스(206650) 등 10개 품목, 치료제는 신풍제약(019170) 등 13개 품목이 받았다. 하지만 관련 기업 대부분은 상업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관계자는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임상을 지속하기는 하겠지만 빌게이츠재단을 포함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조차 어려움을 겪는 시장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임상과 개발 투자금을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 경영진들의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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