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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감기약 값 최대 80% 인상에도 해당 제약사 주가 '잠잠' [Why 바이오]

18개 아세트아미노펜 품목 가격 인상

최대 80% 인상에도 주가 보합·소폭 상승

생산 증대 효과·수익성 기대 이하 전망

해당 제약사 매출 증대 효과 미비 우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감기약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감기약이 반 정도 비어있다. 연합뉴스코로나19 재유행으로 감기약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감기약이 반 정도 비어있다. 연합뉴스





다가오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정부가 사상 초유의 감기약 가격 인상이란 유인책을 내놓은 가운데,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해당 제약사의 주가는 정체하거나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감기약 값 인상이 '호재'가 아닐 수 있다는 시각에 시장에서는 우세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제2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제용 해열·진통·소염제인 아세트아미노펜 650㎎ 18개 품목의 상한금액 인상 조정을 의결했다. 병원 처방을 통해 약국에서 조제받는 감기약의 가격을 올려 생산량 증대를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상한금액은 기존 1정당 50~51원에서 공급기여도를 고려하면 최대 90원까지 무려 80%가 오르게 된다.



해당 품목으로는 한국얀센의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종근당(185750) 펜잘이알서방정, 부광약품(003000) 타세놀8시간이알서방정, 한미약품(128940)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 코오롱제약 트라이몰서방정 650㎎, 하나제약(293480) 타이리콜8시간서방정, 제뉴파마 아니스펜8시간이알서방정, 서울제약(018680) 티메롤이알서방정, 보령(003850)바이오파마 세타펜8시간이알서방장650밀리그램, 삼아제약 세토펜이알서방정 등 총 18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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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시티타워에서 감기약(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생산하는 6개 주요 제약사 관계자와 간담회 하고 있다. 연합뉴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시티타워에서 감기약(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생산하는 6개 주요 제약사 관계자와 간담회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해당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감기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의 주가에는 부양 효과가 미비하다. 24일 오후 14시 40분 기준 종근당의 주가는 전날보다 0.3% 오른 8710원을 기록 중이다. 한때 전날 종가를 밑돈 8만 6500원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부광약품도 0.3% 오른 8020원으로 사실상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히려 전날보다 0.5% 하락한 25만 7500원을 기록 중이다. 하나제약 0.9%, 서울제약 0.3%, 보령 0.4%, 삼아제약 0.9% 등 각각 소폭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이번 조제용 감기약 가격 인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고, 일반의약품 감기약을 주로 생산하는 제약사는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콜대원을 생산하는 대원제약(003220)은 전날보다 1.1% 오른 1만 7700원을 기록 중이고, 시네츄라를 판매하는 안국약품(001540)도 520원으로 6.0% 올랐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제용 감기약 가격 인상 조치로 인한 생산량 확대 유도는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조제용 감기약 생산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일반의약품 감기약 생산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감기약 제조사의 경우 이미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조제용의 가격을 올린다고 그쪽으로 생산물량을 늘려 조정하면, 여전히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일반의약품 감기약의 매출을 포기해야 한다"며 "회사마다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겠지만, 이번 가격 인상 조치로 실적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국내 제약사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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