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리라화 추락에 백기…튀르키예 "금리 인하 이제 마무리"

기준금리 10.5%서 1.5%P 내려

8월부터 4연속 인하후 중단 선언

사우디와 통화 스와프도 추진


글로벌 긴축 기조를 무시하고 돈풀기를 고집했던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중단을 선언했다. 물가 억제보다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 금리를 인하해왔으나 리라화 가치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자 결국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10.5%에서 1.5%포인트 낮췄다. 8월 이후 네 차례 연속 금리 인하로 튀르키예 기준금리는 14.0%에서 9.0%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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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위는 “이로써 점증하는 국제적인 수요 우려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며 “금리 인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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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는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을 우선 순위에 두며 나 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해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오히려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하락으로 리라화 가치는 2021년 6월 1달러당 8.82리라에서 최근 18.63리라까지 폭락했다. 통화 가치 하락에 글로벌 에너지·식량 위기 등이 겹치면서 튀르키예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85.51%나 치솟을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튀르키예는 리라화 방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통화 스와프 체결을 추진하는 등 달러화 수혈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사우디가 튀르키예 중앙은행에 50억 달러를 예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거래가 성사되면 튀르키예의 외환보유액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올 3월부터 9월까지 리라화 방어를 위해 최소 179억 달러를 지출했다. 튀르키예는 앞서 한국·카타르·중국·아랍에미리트 등과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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