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금투세 논란 점입가경…5만 개미는 왜 반발하나[선데이 머니카페]

巨野에 막힌 '2년 유예'…

당정 "시장상황 어렵다" 주장에도

野는 "거액자산가들에 혜택" 반발

극한 대립에 '법 개정' 안 이뤄져

체력약한 증시, 패닉셀링 불보듯

전문가 "부작용 최소화해야"…

세율·공제기간 조정해 稅부담 낮춰야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를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유예안을 하루 빨리 매듭지어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더해 유예 기간에 장기 투자 장려 방안 등을 포함해 기존의 금투세제를 세밀히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금투세 시계가 짹깍짹깍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속이 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극심한 증시 침체로 부양책이 나와도 모자랄 판에 개인 큰손들의 등을 떠미는 정책이 코앞으로 닥쳤기 때문입니다. 한달도 안남은 금투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선데이 머니카페에서 알아봤습니다.

금투세는 국내 투자 여건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제도 변화입니다. 금투세는 주식을 비롯한 금융상품 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 원을 넘으면 수익의 2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지금은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 매매에서 수십억원을 거둬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다만 연말 기준 한 종목당 10억 원 이상을 보유하면 세법상 대주주로 간주해 양도세를 매깁니다. 대신 국내증시에서는 거래세를 거둬들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실현 손익이 아닌 거래에 따른 세금 부과는 후진국형 세금제도라는 점에서 여야는 금투세 도입을 2020년 통과시키고 유예 기간을 거쳐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세제 개편안에는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20%로 인하하는 방안도 담겼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고 종목당 100억 원 이상만 대주주로 간주하는 세법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 정국에서는 예정대로 내년 초 시행이 불가피합니다. 납부할 투자자가 극소수에 불과해 유예는 곧 ‘부자 감세’라는 것이 야당의 입장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최근 3년간 주요 5개 증권사에서 연평균 금투세 면세점인 수익 5000만 원 초과 1억 원 미만을 거둔 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의 0.9%(6만 7281명)였다”며 “수익 1억 원을 초과한 투자자도 0.7%(5만 6294명)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2020년 여야가 합의를 통해 2023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이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금융투자 상품으로 고수익을 얻는 거액 자산가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닌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입까지 한 달을 앞둔 시점에 논의가 표류하면서 증권사와 투자자들이 겪는 혼란만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에 금투세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와이스트릿’은 총상금 2500만 원을 내걸고 ‘금투세 유예’를 관철하기 위한 청원 동의 캠페인을 벌인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인증한 구독자 가운데 25명을 선정해 1인당 100만 원씩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슈퍼 개미 김정환 대표가 사비로 캠페인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기준 이 청원 글은 5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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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해 연말마다 투매가 이뤄졌던 것처럼 금투세 도입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주주 양도세는 연말·연초 증시 수급을 왜곡시키는 주범 중 하나였습니다.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이 12월 말이다 보니 주식 보유 금액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12월만 되면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금투세도 불확실성을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또한 5000만 원을 넘는 차익에 대해서는 미국 주식과 세금상의 차이가 없어지면서 국내 증시 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주식 양도세를 도입했다가 증시가 폭락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만은 1988년 10월 주식 양도차익 과세 도입을 발표한 직후 한 달 동안 주가가 30% 넘게 추락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시행 1년 만에 과세를 철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재무장관이 사과하고 사임하기까지 했습니다.

금투세 유예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하고 좀 더 세밀하게 세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잇따릅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장기 투자와 펀드 투자에 대한 유인이 크게 떨어지는 점은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 요인인 장기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이 꼽혔습니다. 선진국은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자에게 절세 혜택을 주는데 한국은 거꾸로 주식을 매년 팔아서 수익을 챙겨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1년 미만으로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때는 개인의 일반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로 종합 과세하지만 1년 이상 장기간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때는 0~20%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기 양도소득의 경우 소득에 따라 세율을 달리 적용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연간 소득이 대략 5300만 원 이하일 경우 장기 투자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국 역시 전체 소득 규모에 따라 자본소득을 10%·20%의 세율로 분리과세하며 프랑스는 이자·배당·자본이득을 분리과세하고 장기 보유 주식에 대해서는 매년 일정한 비율로 공제 혜택을 줍니다.

반기별 원천징수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세금 납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 납세 협력 비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금투세는 금융회사가 반기별로 원천징수하거나 투자자가 반기별로 예정신고를 하고 다음 연도 5월에 확정신고를 해야 합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1년에 두 번 나눠 내는 것을 연말에 한 번 몰아서 내는 것으로 바꾸면 자연스럽게 징수 시점이 6개월 뒤로 미뤄지고 증권사와 과세 당국도 주어진 기한 안에 관련 시스템 개발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설정된 해외 펀드에 대한 과세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상장 주식과 국내주식형 펀드는 손실을 통산해 연 5000만 원까지 비과세입니다. 그러나 해외 주식, 국내 상장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기타 ETF(레버리지·인버스), 채권 매매 차익,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모두 합쳐 연 250만 원밖에 공제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투자를 활발히 해온 투자자들의 경우 세 부담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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