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野,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키로…국정조사 새로운 변수로

“오늘까지 尹 행동 기다렸지만 답 못 얻어”

30일 발의 전망…탄핵소추안도 추가 검토

국힘 반발 불가피…“국조위원 사퇴도 고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성형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성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파면 절차에 돌입할 경우 10·29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보이콧까지 거론하고 있어 국조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 장관을) 책임 있게 파면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고 기다렸지만 끝내 답을 얻지 못했다”며 “따라서 민주당은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날까지 이 장관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참사와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 달라는 국민과 유족의 뜻을 받들어 그동안 스스로 물러나든지 대통령이 파면시키든지 하라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지만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묵묵부답이었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책임을 회피하고 뭉개기로 갈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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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발의와 함께 탄핵소추안을 내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할 방침이다. 당 안팎의 탄핵소추안 추진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임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탄핵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고 당내 강경파 의원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탄핵으로 바로 가는 게 맞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탄핵소추안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만일 헌법재판소에서 이 장관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오히려 이 장관에게 유임의 정당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해임건의안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당정이 참사 책임자 문책에 소극적’이라며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임건의안 카드를 우선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30일에는 해임건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내달 1일과 2일에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가 가능하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민주당 단독으로도 통과가 가능하다.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국정조사 보이콧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무위원을 문책하는 것은 오히려 진상규명에 방해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를 윤석열 정부 퇴진의 불쏘시개로 삼으려는 정략적 기도를 중단하라”며 “정략적 국정조사에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국조위원 사퇴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비대위 회의에서 “국정조사를 하는 이유는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서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함”이라며 “(이 장관 파면 요구를) 국정조사 결론이 나기도 전에 요구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상훈 기자·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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