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과 현대차(005380)그룹이 북미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배터리 전문기업과 글로벌 완성차그룹 협력의 시너지 효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9일 SK온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주요 전기차 공장에 SK온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공급 시점은 2025년 이후다. 공급 물량, 협력 형태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 (KaGA), 현대차그룹 신공장(HMGMA)을 통해 미국에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에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사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미 현대차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기아 ‘EV6’에는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에도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생산·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칠레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자원개발업체들과 구매 계약을 맺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의 생산·가공, 전기차 조립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IRA 제한 규정을 양사간 협업으로 충족시켜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은 “양사간 협력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으로 북미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과정에서 양사가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미래성장기획실장·EV 사업부장도 “이번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 협약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