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바이러스가 가득한 배우 오나라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오랜 연인, 배우 김도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나라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압꾸정’(감독 임진순) 개봉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압꾸정’은 타고난 말빨의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한때 잘나가던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를 만나, 압구정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도시로 만드는 코미디 영화다.
오나라가 연기한 미정은 압구정 인맥왕으로, 남다른 입담과 정보력으로 압구정을 K뷰티 성지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미정의 화려한 외모와 통통 튀는 분위기는 실제 오나라와 싱크로율이 높아 보인다. 각종 예능에서 남다른 에너지로 활약한 것과 겹쳐 보인다.
이에 대해 오나라는 “길러진 사회성”이라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는 “난 완벽한 E(MBTI 중 외향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아니다. 눈치껏 내가 나서야겠다는 부분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나서지만, 내가 필요 없는 공간에서는 가만히 있는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는 뜨개질만 하고 가만히 충전을 한다. 체력이 좋은 스타일이 아니라 그럴 때 관리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내가 365일 하이 텐션이고 에너지 넘치는 줄 아는데 전혀 아니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정경호도 오나라의 이면을 보고 놀랐다고. 오나라는 “내가 얼마 전에 피곤해했더니 ‘누나도 힘들어해?’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다 주변을 위한 것이다. 내 성격이 소외된 사람들을 먼저 보고 구석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이 간다”며 “어딜 가든지 그런 게 보인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이 아웃사이더 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압꾸정’ 홍보를 위해 출연한 유튜브 예능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에서 온라인을 뒤집어 놓은 말을 남겼다. 연인 사이 논란거리로 떠오른 깻잎 논쟁, 새우 논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경호에게 “너 누나가 새우 막 못 까는데 안 까줄거야? 까줘야지 XX야”라고 응수한 것. 통쾌한 그의 말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정경호니까 할 수 있었다”며 “친한 사이니까 믿어서 한 말이다. 아무한테나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오프닝부터 MC 이용진에게 ‘뽀뽀’를 외친 것도 유튜브 예능의 스타일에 맞추기 위함이다. 오나라는 “유튜브를 공부해서 갔는데 이용진이 독하더라. 기에 눌리지 않으려고 처음 봤는데도 ‘용진아’ 하면서 들어가서 ‘뽀뽀’라고 했다”며 “이용진이 완전히 무너지는 걸 보고 쾌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22년간 열애 중인 남자친구 김도훈은 오나라의 이런 모습을 사랑스러워한다. 오나라는 “남자친구는 그런 모습이 예뻐 보인다고 하더라. 내가 최선을 다해서 에너지를 내는 모습”이라며 흐뭇해했다. 이어 “남자친구와는 뮤지컬 할 때 만났으니 연습하면서 두세달을 함께 하면서 나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면서 ‘얘가 항상 그렇게 텐션 높고 정신없는 게 아니구나’라고 안 것”이라며 “따뜻하고 배려있는 다른 면을 봤다. 남자친구가 ‘오나라가 왜 텐션이 높은지 봤더니 소외된 사람들 대변해 주는 걸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알아봐 준 사람이라 정말 예쁘다. 그래서 이렇게 오랫동안 연애한 게 아닌가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장기 연애에는 ‘왜 결혼을 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이 따라다닌다. 오나라는 “정말 이유가 없다. 그런 소리를 만 번은 들었는데 진심으로 바빴다”고 답했다. 그는 “쉬지 않고 일한다. 작품을 하면서 결혼할 수 없다”며 “그렇게 살아오면서 시기를 놓쳤고 20년 넘어가니까 ‘굳이?’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뜻이 있거나 사연이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빠(김도훈)를 욕하는 분들도 있더라. ‘왜 결혼하자고 안 하냐. 여자가 왜 예쁠 때 데려가지 프러포즈도 안 하고 내버려 두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래서 남자친구 얘기를 잘 안 하려고 하지만 (22년간 연애하는 것이) 독특한 일이다 보니 안 할 수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랫동안 연인으로 지낼 수 있는 건 남다른 의미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오나라에게 김도훈은 각졌던 모습을 둥글둥글하게 만든 사람이다. 오나라는 “난 나한테 엄격한 사람이고 사람들과 경쟁하는 걸 싫어한다. 내가 실수하고 못 했던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며 “항상 날이 서있고 예민해지고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게 있었다. 그런 걸 보고 남자친구는 ‘괜찮아. 나중에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야. 중요한 건 사람들이야. 사람한테 잘해야 해’라는 말을 20년 넘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남자친구가 몸소 실천하는 걸 봤다. 주변에 사람이 많은데, 우리 오빠를 위해 모든 걸 빼줄 사람이 많다”며 “그런 것들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남자친구를 떠나서 좋은 스승, 고마운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