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평균 타수 1위는 김비오다. 69.89타로 유일한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팅의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덕이다. 상반기에 2승을 올렸던 그는 하반기에는 좀체 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사진은 경기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7번 홀에서의 모습이다. 그는 이날 2번, 3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5번, 6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타수를 까먹었다. 답답한 플레이를 펼치던 김비오에게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파5인 7번 홀에서 티샷을 한 볼은 페어웨이의 왼발이 오른발보다 높은 곳에 놓였고 앞바람이 불고 있었다. 더구나 솟아 있는 포대 그린이었다. 김비오는 드라이버를 잡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가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잡은 건 2011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드라이버로 때린 볼은 깨끗한 임팩트와 함께 솟구치더니 그린에 떨어졌다. 15m 거리에서 3퍼트를 해 버디로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김비오는 그 ‘한 방’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한다. 이후 9번, 11번,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16번 홀(파5)에서는 이글을 잡는 등 5타를 줄여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비오는 “어떤 샷을 하든지 강하게 치려고 하지 말고 원래 자신의 템포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저는 볼 뒤에서 목표 방향을 보며 한 차례 가슴 깊이 숨을 쉽니다. 볼이 날아갈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자칫 성급해질 수 있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