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39㎡와 49㎡ 모두 거실·주방에 방 두 개 등 평면은 비슷하게 나왔지만 저희 가족은 넓은 공간이 필요해 39㎡는 선택지에서 제외했습니다. 59㎡까지 청약할 자금은 마련했는데 고가점자가 몰릴 것 같아 49㎡와 59㎡ 중 어느 곳에 청약을 넣을지 고민입니다.”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만난 김 모(34·하남 거주) 씨는 관심 있는 주택형과 청약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개관 둘째 날인 이날 모델하우스는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내내 인파로 북적였다. 방문객들은 주택 구조와 마감재, 옵션, 동 배치 등을 세밀하게 살피며 본인의 자금 상황과 청약 점수를 맞춰보며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었다.
◇“당첨 커트라인 낮아진 지금이 기회”=이날 방문객 중에는 본인의 청약 가점을 69점(4인 가구 기준 만점) 이상이라고 밝힌 이가 드물었다. 59㎡와 84㎡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 이들은 대부분 60점대 초중반이라고 답했다. 특별공급 물량이 나오는 29·39·49㎡ 등 그 이하 소형을 노리는 이들의 가점은 더 낮았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세대주 김 모(31) 씨는 “가점이 낮아 분양가가 9억 원을 넘는 59㎡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특별공급 물량이 나오는 39㎡와 49㎡ 중 어디에 청약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의 상당수는 분양 시장이 침체돼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을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는 A 씨는 “지난해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어반브릿지’와 ‘고덕강일 제일풍경채’에 청약했지만 가점이 부족해 모두 탈락했다”며 “4인 가구에 청약 가점 65점인데 이번에는 기회가 있을 것 같아 84㎡A와 84㎡D, 59㎡ 중 어느 곳에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는 “상담 고객 중 69점 이상의 가점을 가진 분들은 드물다”며 “개관 첫날인 어제(1일)는 60점대 가점을 가진 분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오늘(2일) 상담한 고객 다수는 가점이 30~40점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경우 분양 가구 수가 5000가구에 달하면서 주택형도 십수 개로 나뉘어 있는 만큼 저가점자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담 고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방 뷰’와 마감재에 아쉬움 나타내=일부 주택형의 평면 구조나 마감재를 두고 아쉬움을 나타내는 방문객도 있었다. 모델하우스 한 편에는 일부 세대가 이웃과 주방 창을 마주 보는 구조로 설계돼 ‘주방 뷰’ 논란이 일던 주택형 일부를 실제로 구현한 구조물이 있었는데 방문객 다수가 이쪽을 찾아 주방 창문을 열어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B 씨는 “사진으로 본 것보다도 주택 간 간격이 좁아 보인다”며 “의도하지 않으면 다른 집 주방을 볼 일은 없겠지만 이 주택형에는 청약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방문객들은 주택형과 마감재, 옵션 사항을 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84㎡를 살펴보는 중인데 가장 평면이 잘 나온 84㎡A는 좋은 동을 대부분 조합원들이 가져가 물량이 별로 없다”며 “웬만한 강남 단지에 적용되는 사양이 여기(올림픽파크 포레온)에는 옵션으로 돼 있어 분양가보다 최소 1억 원을 더 써야 하니 청약을 할지 말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주택형이 세분화돼 있고 대단지인 만큼 어느 주택형에 청약할지를 두고 청약자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며 “84㎡는 중도금대출이 나오지 않아 59㎡로 청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39㎡와 49㎡의 경우 모두 거실 및 주방 하나에 방 두 개가 있는 등 평면 구조가 비슷한데 49㎡가 1억 7000만 원가량 비싸 상당수 청약자는 39㎡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