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TSMC, 美서 4나노 생산 속도내는데…韓 반도체특별법은 석달째 국회 표류

■돌파구 안 보이는 韓반도체

TSMC는 美서 공격적 영업 확장

시장악화에 韓은 수출도 30% 급감

TSMC 본사. 로이터연합뉴스TSMC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경제 침체가 지속되며 한국 수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부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는 미국에서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이렇다 할 만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첨단전략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발의된 ‘반도체특별법’ 개정안 역시 석 달째 국회에 표류 중이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애플 등 미국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2024년 가동을 시작할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에서 당초 계획한 5나노가 아닌 4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피닉스 2공장에서는 3나노 반도체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피닉스 공장에서 매월 2만 개로 목표한 웨이퍼 생산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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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AMD·엔비디아 등 미국 내 주요 고객사들은 그동안 TSMC에 애리조나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것을 요청해왔다. 이들은 또 최첨단 기술 반도체를 대만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시해줄 것도 요구했지만 TSMC는 최첨단 제품에 대해서는 대만 내 생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미국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벌이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메모리 시장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두 회사의 매출이 올해보다 각각 10조 원씩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8월 발의한 ‘반도체특별법’ 일부 개정안은 두 달 넘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에서 표류하고 있다. 대기업 특혜, 지역 외면 등을 이유로 야당이 법안 처리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경쟁국들이 반도체 지원법을 이미 집행 중인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특별법이 정쟁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사이 반도체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전년 대비 29.8% 줄어든 8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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