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신현성(37)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홍진표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신 전 대표를 포함한 테라·루나의 초기 투자자 및 개발자 8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오전 2시 20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홍 부장판사는 “수사에 임하는 태도, 진술 경위·과정,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신 전 대표는 올해 5월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신 전 대표 등은 스테이블 코인(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가 알고리즘에 따라 가격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설계 자체에 흠이 있는데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발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테라·루나가 함께 폭락할 위험이 큰 구조라는 테라폼랩스 내부 의견이 있었는데도 테라폼랩스의 공동창립자 권도형(31) 대표와 신 전 대표가 발행을 강행했다고 보고 있다.
또 신 전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발행된 루나를 보유하고 있다가 가격이 폭등하자 파는 방식으로 14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다른 7명이 거둔 부당이득도 최소 10억 원대에서 최대 8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29일 이들 8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권 대표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