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한국 부자 '금리인상·인플레·부동산규제' 투자 위험요인 꼽아

국내 부자 2021년 말 기준 42.4만명 전년보다 8% 늘어

한국 부자 기준은 '총자산 100억'…절세 관심 부쩍늘어

젊은 신흥 부자는 '사업·부동산·상속증여'로 종잣돈 마련

신흥부자 재산 축적은 '주식투자'지만

자산 비중은 부동산이 현저히 높아





우리나라 부자들은 앞으로의 투자 위험요인으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부동산 규제 등을 꼽았다. 이들은 총자산이 100억원은 돼야 한국에서 부자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을 6대 4 정도의 비중으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절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KB금융그룹이 4일 밝표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우리나라 부자들은 금리 인상(47.0%), 인플레이션(39.8%), 부동산 규제(35.8%),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35%), 세금 인상(32.5%)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외에 미·중 갈등 심화(24%), 코로나19 엔데믹(23.8%), 환율변동성(18%), 자산·소득 양극화(14.3%), 정치적갈등 심화(12.8%), 저출산·고령화(11.8%)에 대한 우려도 컸다. KB금융은 "부자와개인심층면접조사를 통해 이들이 위험요소를 예상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최근에는 강달러에 달러 매입을 계획하고 주식은 저가 매수 시기를 보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유한 총자산이 50억원 미만인 경우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1.6%에 불과했다. 반면 50억~100억원 미만인 경우는 55.9%가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했으며 100억원 이상인 사람은 76.2%가 부자라고 인정했다. 한국에서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총자산의 기준도 응답자이 27%가 100억원 이상이라고 답했으며 50억원 이상은 17.5%, 30억원 이상은 9%으로 100억원 이상의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부자들은 단기 금융자산 운용과 관련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을 선호하고 있었다. 부자의 80~90%는 예·적금과 주식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자산에 대해 1년 간 투자금액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다만 예·적금의 경우 투자 금액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29%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높았는데, 이는 금리 인상과 주식 침체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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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투자 상품으로는 거주용 외 부동산(43%)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거주용 부동산(39.5%), 빌딩·상가(38%), 토지·임야(35.8%) 등 부동산 관련 상품이 주를 이뤘다. 주식은 31%로 지난해에는 60.5%가 유망상품으로 꼽은 것과는 대비된다.

한국 부자들의 관심은 부동산투자(34%)와 세무상담(31.5%), 경제동향 정보수집(30%), 국내 금융투자(27%), 자산포트폴리오조정(20.8%) 등에 쏠려 있었다. 특히 경제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절세와 관련한 세무 상담에 대한 관심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다음으로 경제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2021년 말 기준 총 4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82%로 추정했다. 부자 수는 2020년보다 8% 늘었지만 증가율은 떨어졌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115조원, 부동산자산은 2361조원으로 부동산자산 비중이 56.5%, 금융자산비중은 38.5%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수익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부자는 17%, 손실이 발생했다고 답한 부자는 18.8%였다. 지난해 조사에서 수익 경험이 42%였던 것과는 대조된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에서는 대체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이번 부자보고서에서 금융자산 10억∼20억원을 보유한 30∼49세 개인을 '신흥 부자'로 정의한 뒤, 금융자산 20억원 이상을 보유한 50대 이상의 '전통 부자'와 비교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신흥 부자는 7만8000명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부유한 전체 부자의 18.4%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99조5000억원이었다.

이들이 종잣돈은 32.2%가 사업소득을 꼽았고 그 뒤를 부동산 투자(26.4%)와 상속·증여(20.7%)가 이었다. 전통부자들에 비해 상속·증여 비중이 5.2%포인트나 높았고, 부동산 투자 비중도 1%포인트 높았다.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아 종잣돈을 마련한 '금수저' 비중이 전통 부자들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흥 부자는 7억원 정도의 종잣돈을 만든 뒤 현재의 부를 이루기까지 자산 증식의 가장 주된 방법으로 주식 투자(54%)를 이용했다. 거주용 외 아파트(36.8%), 예·적금(31%), 거주용 부동산(24.1%) 등이 뒤를 이었다. 전통 부자와 비교하면 신흥 부자는 주식과 예적금, 디지털자산 등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부를 일궜다. 신흥 부자가 향후 목표로 하는 총자산 구성비는 부동산자산 52%, 금융자산 36%로 전통 부자와 거의 유사했지만 현재 자산 구성비는 부동산 비중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통 부자의 66.2%가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한 반면 신흥 부자는 그 비중이 4명 중 1명 정도인 26.4%에 그쳤다.

신흥 부자의 최근 자산관리 관심 분야는 '국내 금융상품 투자'(36.8%)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경제동향 정보 수입'(32.2%), '국내 부동산 투자'(26.4%), '소비·지출관리'(23.0%),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23.0%) 등에도 관심이 많았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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