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영화·드라마를 넘어 애니메이션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다. 전초기지 격인 자회사 로커스의 인수 후 통합(PMI) 절차를 최근 마무리짓고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다. 애니 지적재산(IP) 확보와 그룹 콘텐츠 사업 차원의 IP 활용을 각각 전문적으로 총괄하는 시너지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로커스는 기존 김범휴(40) 대표와 함께 홍성호(55·사진) 전 로커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새로운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로커스 출신의 홍 대표는 전문영역인 애니를 포함한 영상 제작을, 네이버웹툰 출신의 김 대표는 로커스의 영상 IP와 모회사 스토리(웹툰·웹소설) 사업 간 연계 업무를 각각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웹툰의 영상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4월 3차원(3D) 애니, 시각특수효과(VFX), 가상인간 전문 제작사 로커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김범휴 당시 네이버웹툰 글로벌IP사업실장을 대표로 선임,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앞선 준비로 양사 조직과 시스템을 통합하는 PMI 과정을 진행해왔다. 최근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기존 로커스 실무를 총괄할 수 있는 홍 대표의 선임이 이뤄졌다.
‘스튜디오엔’, ‘스튜디오리코’에 이어 로커스까지 영상 제작 스튜디오로 확보한 네이버웹툰은 특히 웹툰의 애니화(化)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23개국에서 개봉했고 한국 첫 아카데미 장편 애니상 후보에 올랐던 인기작 ‘레드슈즈’의 감독은 물론 레드슈즈를 포함한 극장용·TV시리즈를 만드는 로커스 애니 스튜디오 ‘싸이더스애니메이션’의 대표 출신이다. 싸이더스애니메이션은 스튜디오엔과 네이버 웹툰 원작의 극장판 애니 ‘유미의 세포들’을 내년 개봉 목표로 공동 제작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공동대표 전환은 인수 후 통합 절차의 일환”이라며 “두 대표가 각자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애니 등 웹툰 IP를 활용한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로커스는 가상인간 ‘로지’의 제작사이기도 한 만큼 관련 사업 시너지도 추진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네이버웹툰은 2024년 기준 10조 원 규모(문화체육관광부)의 글로벌 애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일본이 우위를 점한 시장에 웹툰 경쟁력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누적 90억 조회수의 ‘외모지상주의’는 네이버 웹툰 원작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로 오는 8일 공개된다. ‘신의 탑 시즌2’, ‘로어 올림푸스’, ‘연의 편지’, ‘유미의 세포들’ 등도 준비 중이다. 노승연 글로벌IP사업실장은 “드라마에 이어 애니 시장에서 웹툰 IP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원천 IP 홍보 효과는 물론 글로벌 전역에서의 웹툰 플랫폼 이용자 유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