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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선의 시스루] '슈룹' 정치·활극·로맨스, 잘 차린 밥상

[리뷰] tvN 토일드라마 '슈룹'

김혜수, 김해숙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현대적 교육열을 조선 왕실에 적용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 봅니다.




'슈룹' 스틸 / 사진=tvN'슈룹' 스틸 / 사진=tvN




'슈룹'에는 정치, 교육, 활극,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 여기에 사극 특유의 미학이 더해져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시청률 1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까지 치솟은 작품은 유종의 미를 거두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4일 종영된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화령(김혜수)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다. 세자(배인혁)의 죽음으로 공석이 된 국본의 자리. 적자와 서자를 가리지 않고, 택현(가장 현명한 자를 선택한다)으로 차기 세자를 선발하기로 한다. 화령과 후궁들은 자신의 아들을 세자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경합 끝에 화령의 아들인 성남대군(문상민)이 세자가 된다. 이후 화령은 본격적으로 첫째 아들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품은 대비(김해숙), 중전 화령, 후궁들, 그리고 이들 뒤에 존재하는 기득권 사이에서 펼쳐지는 정치극이다. 대비는 마음대로 왕실을 휘두르고 싶어 하고, 중전이 지닌 권력을 탐낸다. 후궁들은 자신의 아들을 세자 자리에 올리기 위해 뒷배가 되는 정치 세력과 함께 힘을 모은다. 화령은 이들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며 대군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는 이들의 모습은 한 편의 정치극이 따로 없다.





중심에는 모성애가 있다. 화령이 대군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후궁들이 자식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건 모성애 때문이다. 작품의 제목이 '슈룹'인 것도 모성애를 기반에 둔다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슈룹은 우산의 우리말로, 자식이 궂은 비를 맞지 않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다.

모성애가 강조되는 드라마인 만큼, 교육열도 빼놓을 수 없다. 극 초반, 후궁들이 왕자들의 교육을 위해 과외 선생을 붙이고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민간요법을 실행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와 같다. 또 택현 과정에서 심사를 맡은 성균관 유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거침없이 요강에 손을 넣는 모습도 눈에 띈다.

택현 과정은 활극의 형태를 띤다. 궁궐을 벗어나 민가에 떨어진 왕자들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향하면서 모험을 펼친다. 말을 빌리고, 주막에 묵고 배를 타고 떠나는 여정은 숨 막히는 정치극에서 한 발 떨어져 나와 유쾌한 쉼표를 찍는다.





정치, 교육, 활극, 그리고 성남대군과 청하(오예주)의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가 섞인 작품은 다채롭다. 각종 장르가 유연하게 섞이면서 리듬을 만드는 것이다. 지루하지 않게 분배된 장르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명불허전 김혜수와 김해숙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은 작품의 화룡정점이다. 말이 필요 없는 이들의 연기력은 사극 특유의 묵직함과 만나 빛을 발한다. 김혜수와 김해숙이 중심을 잡는다면, 신예들은 톡톡 튀는 연기로 활력을 더한다. 특히 문상민과 오예주는 달달한 로맨스 호흡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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