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첫 사장단 인사에서 총수 일가 출신이 아닌 경영진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발탁했다. 나머지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존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 사장으로 구성된 ‘투톱’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했다.
삼성전자는 5일 이영희(사진)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 사장은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다.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2012년에도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 역량을 발휘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이 유임된 가운데 이 사장을 포함한 총 7명이 신임 사장으로 승진했다. 세부적으로는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이 사장에 올라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게 됐고 남석우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이 해당 분야 사장이 됐다. 송재혁 DS부문 반도체연구소장 부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하는 사장에 올랐다.
SBS 보도국 부국장 출신인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부사장과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박승희 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부사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 부사장은 중국전략협력실장 사장에 올랐다. 전경훈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은 DX부문 CTO 겸 삼성리서치장으로, 승현준 DX부문 삼성리서치장은 DX부문 삼성리서치 글로벌 연구개발(R&D) 협력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