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드론, 모스크바 코앞 공군기지 때렸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위성사진. AFP연합뉴스5일(현지시간) 러시아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러시아 본토에서 5일 오전(현지 시간) 발생한 비행장 폭발 사고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일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러시아의 상습적인 미사일 공습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되지만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공격 능력을 자체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경우 러시아 본토 공격을 피해온 전쟁의 국면이 바뀔 수 있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무장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두 곳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각각 200㎞, 700㎞가량 떨어져 있어 러시아의 깊숙한 본토로 평가된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지구는 둥근 만큼 다른 나라의 영공에 물체가 발사되면 얼마 후 발사 지점으로 미확인 물체가 되돌아올 것”이라며 공격 사실을 에둘러 시인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10월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반 시설을 타깃으로 대대적인 공습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격당한 엥겔스시 비행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습할 때 사용하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160’ ‘투폴레프 95’가 배치된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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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공격 거리 1000㎞에 이르는 드론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서방은 러시아 본토 타격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무기 지원을 피해왔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이 확고해질 경우 전쟁 국면이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러시아 본토로 끌고 들어갈 의지를 가졌음을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출신의 맥스 버그먼 분석가는 “이번 공격은 러시아 역시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취약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협상을 벌일 때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 중단’이라는 귀중한 카드를 쥐게 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한 상점 주인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기가 끊기자 초를 켠 채 장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한 상점 주인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기가 끊기자 초를 켠 채 장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 몇 시간 뒤 우크라이나 전역에 7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또다시 기반 시설 파괴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측이 60여 발을 격추했지만 이 공격으로 키이우·오데사 등 주요 도시의 전기 공급이 끊기고 최소 4명이 숨졌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전력 공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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