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정부 “카카오, 먹통 재발방지·피해보상 계획 1개월 내 제출”

과기정통부 ‘카카오 먹통’ 관련 브리핑

이종호 장관 “개선조치·향후계획 보고하라”

서비스 다중화·IDC 재난훈련·피해보상 요구

SK C&C·네이버도…내년 초 업계 종합대책

카카오, 7일 개발자대회서 재발방지책 발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LG유플러스대전R&D센터에서 실시한 '통신재난 대응 합동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기정통부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LG유플러스대전R&D센터에서 실시한 '통신재난 대응 합동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카오에게 지난 10월 15일 서비스 장애 사태의 기술적 재발방지대책과 이용자 피해보상 계획을 마련해 1개월 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 ‘디지털서비스 장애 조사결과 및 시정조치 요구’ 브리핑을 열고 “카카오, SK C&C, 네이버 3사에게 1개월 내 주요 사고원인에 대한 개선조치와 향후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카카오에 크게 세 가지 △서비스 다중화 △재난대비 훈련 △이용자 피해 구제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계획은 앞서 카카오 스스로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는데, 기한을 정해 카카오가 이행을 서두르도록 하고 필요하면 행정지도를 하겠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카카오가 제출한 조치결과와 향후계획 등을 반영해 내년 1분기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적 개선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서비스 다중화’는 데이터뿐 아니라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구현할 개발자 도구(운영 및 관리 도구)도 높은 수준으로 다중화하라는 요구다. 다중화는 서버를 복수로 운영함으로써 한 서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비 서버로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는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의 다중화 조치를 했었지만 데이터를 다룰 개발자 도구를 다중화하지 않아 장애 복구가 늦어졌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지난 10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데이터와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며 잘못을 시인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이 부분을 최우선으로 시정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카카오톡 메신저, 인증 등 중요한 기능의 다중화 수준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재난대비 훈련’은 데이터센터 전소 등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모의 훈련을 실시해 보고하라는 요구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트래픽 폭증 상황을 가정한 임직원의 대응 훈련을 해왔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인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재난으로 인한 셧다운 상황을 가정한 훈련은 전무했다고 밝혔다. 이에 셧다운 훈련을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 재난의 상시 대응조직을 구성하고 서비스별 복구목표를 설정할 것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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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피해 구제’는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이용자에 대한 보상 계획을 수립하라는 요구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소상공인연합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소비자연맹, 공정거래·소비자보호 전문가가 참여하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를 꾸리고 카카오톡 공식채널로 접수된 피해신고 10만 5116건에 대한 피해보상안 마련을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의 요구에 따라 카카오가 마련할 재발방지 계획은 이튿날인 7일 일부 공개될 예정이다. 남궁훈 전 카카오 각자대표(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소위원장)는 7일 회사의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기조연설에서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를 포함해 서비스 장애 재발방지를 위한 기술적 대책을 발표한다. 다만 피해보상 계획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 선례가 없는 만큼 카카오도 이를 마련하기까지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화재가 난 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이 있는 SK C&C에 대해서도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화재를 예방하고, 배터리실 내 전력선의 재배치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생존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서비스 장애를 빚었던 네이버에 대해서도 모의훈련 실시, 서비스별 복구목표 설정 등을 요구했다. 양사 역시 1개월 내 개선조치 사항을 과기정통부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 10월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배터리실에서 불이 나 카카오 등 입주사의 서버 전력이 차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T를 포함한 주요 서비스들이 최장 127시간 33분 간 장애를 빚었다.

이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요 디지털서비스에 대한 재난대응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각 사업자별 개선방안, 점검결과, 제도개선 등을 종합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안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발표 직후 카카오는 “과기정통부의 시정 요구 사항을 적극 검토해 (카카오의 자체 재발방지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SK C&C도 “다양한 화재 감지와 대응 시스템 보강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배터리실 내 전력선을 재배치하는 등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했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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