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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한영웅' 최현욱의 치열한 성장은 낭만이 된다

'약한영웅' 최현욱 / 사진=웨이브 제공'약한영웅' 최현욱 / 사진=웨이브 제공




배우 최현욱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드라마 '모범택시', '라켓소년단',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리고 '약한영웅'까지 연타석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빠른 성장을 이룬 만큼 그는 더 겸손하려고 노력하고, 배움의 자세로 임하고 있었다. 이유 있는 상승세를 보여준 최현욱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1'(극본 유수민/연출 유수민/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시은(박지훈)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수호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소년 가장이다. 학교생활에 관심 없던 수호가 시은의 일에 휘말리면서 우정을 쌓게 되고, 범석과도 친해진다. 그렇게 악의 무리에 맞서던 수호, 시은, 범석은 영원할 줄 알았던 우정에 금이 가는 걸 느낀다.

수호는 그 자체로 멋있는 캐릭터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를 지녔고, 정식으로 격투기를 배운 만큼 싸움에도 능하다. 심지어 성숙한 내면을 갖추고 있어 누구나 친해지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최현욱이 본 수호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 친구를 어떻게 연기해야 될까?' 싶을 정도로 멋있는 캐릭터였어요. 최대한 수호의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했죠. 정말 단단한 사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자신감이 엄청나잖아요. 그래서 대본에 나와 있는 것보다 톤을 더 높이려고 노력하기도 했죠. 수호의 대사가 조금 만화적인 느낌이 있는데, 최대한 담백하게 살리려고 했습니다."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로 '자유로운 면이 있는데,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연기를 하고 그걸 철저하게 준비해 오기 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과분하고 감사할 따름이죠. 모든 건 감독님이 좋은 현장을 만들어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약한영웅' 스틸 / 사진=웨이브 제공'약한영웅' 스틸 / 사진=웨이브 제공


이렇게 수호와 만난 최현욱은 외적인 모습부터 내면까지 캐릭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최현욱이 본 수호는 외적인 부분을 신경 쓰지 않는 인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한여름 촬영으로 땀이 났지만, 많이 흘리지 않는 이상 닦지 않으려고 했고, 헤어스타일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유지했다. 그는 자연스러움이 한데 모여 시청자들에게 더 현실감 있게 다가갔을 거라고 말했다.

"수호 성격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수호는 절대 때리지는 않고 겁만 주는 캐릭터예요. 밀치는 정도로 하지만, 선을 넘으면 가차없죠. 수호에는 저의 모습이 많이 섞여 있는데, 한없이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부분이 비슷해요. 다른 점은 제가 수호만큼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는 거죠. 친한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어서 먼저 다가가지만,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은 아니에요."

"수호가 범석이의 SNS 팔로우를 받아주지 않는 것도 이런 성격에서 나와요. 절대 일부러 받아주지 않는 건 아니죠. 아르바이트 때문에 힘들어서 SNS에 연연하지 않는 캐릭터예요. 영이의 팔로우를 받아준 건, 영이의 성격상 자기가 수호 핸드폰을 가져가서 팔로우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수호와 시은의 관계는 독특하다. 주변에 무심한 수호와 시은이 자신의 선 안에 서로를 받아들이고, 우정을 쌓아간다. 최현욱은 외롭고 피곤한 수호에게 시은이 먼저 다가와 줬고, 함께 호흡하면서 서서히 텐션이 오른 거라고 했다.



"처음에 수호는 시은에게 호기심을 갖고 있었죠. 우연의 일치로 계속 마주치기도 했고요. 호기심과 호감으로 시작했는데, 시은이 계속 튕기는 게 귀여움으로 다가왔을 거예요. 시은의 매력을 끄집어내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든 거고요. 하나뿐인 친구가 위험해 지니 그토록 넘기 싫어하는 선을 넘을 수밖에 없었던 거죠."



격투기 선수 출신인 수호의 액션은 남다르다. 오로지 몸으로 부대끼고, 묵직한 한 방이 있다. 최현욱은 이런 수호의 액션을 완성하기 위해 3개월 동안 액션 스쿨에 다니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배우로 데뷔하기 전, 야구 선수로 활동했기 때문에 몸 쓰는 건 자신 있었다고.

"격투기를 배웠는데, 차원이 달랐어요. 가드를 올리고만 있게 되더라고요.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그래도 그때의 경험이 좋은 자극이 됐고, 눈빛과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할 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멍은 있었지만, 그런 건 저만의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낭만입니다."

"제 액션을 봤는데, 부족한 면만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처음 액션을 도전한 것치고 만족스러워요.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제 실력이 멈추지 않았구나를 느꼈어요. 계속 발전하는 걸 느끼는데, 이번에는 액션이 큰 부분을 차지했어요. 그만큼 최선을 다했어요. 액션도 부족하다 싶으면 계속 다시 가겠다고 했고, 체력적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몰아붙였죠."

이렇게 세상에 공개된 '약한영웅'은 호평을 얻으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최현욱도 "여태까지 작품을 한 것 중에 주변에서 가장 연락이 많이 왔다"고 표현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친구들에게 '원래 이렇게 연기를 잘했냐', '액션이 많아서 고생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작품이 이렇게까지 잘 될 줄 예상하지는 못했어요. 그런 걸 신경 쓰면서 촬영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시청자들이 올린 해석을 많이 찾아봤어요. 우연의 일치로 만들어진 장면도 해석해 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약한영웅'을 통해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최현욱은 배우가 된 지 이제 4년 차에 접어든 신예다.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하던 그는 부상으로 인해 야구를 그만두고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 감명을 받았고, 문득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됐어요.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고, 한림예술고등학교로 편입해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예요. 이후 3~4개월 만에 웹드라마로 데뷔했는데,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의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앞으로 역할에 능숙하게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역할에 상관없이 의미가 있는 작품을 하고 싶고요.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블랙 코미디 장르도 좋아해요. 수호와 반대되는 면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웃음)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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