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0% 적금 겨우 가입했더니…"제발 해지해 달라" 무슨 일?

지역농협 10%대 특판 출시 후

1000억원 넘는 예수금 몰리자

"이자 감당못해" 문자로 해지 읍소

사진 제공=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사진 제공=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해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해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지역농협이 10%대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을 비대면으로 내놓은 뒤 1400억 원의 예수금이 들어오자 가입자들에게 해지를 읍소하는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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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해축산농협은 이날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해 적금 10% 상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이어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안내를 드린다”며 해지를 부탁했다.

앞서 남해축산농협은 이달 1일 최고 연 10.25% 금리를 적용하는 정기적금 상품 ‘NH여행적금’을 출시했다. 대면 가입이 조건이었지만 이날 약 2시간 동안 비대면으로 상품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계약 금액 기준 약 14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단순 계산으로 이자로만 연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대로 가입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남해축산농협은 파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남해축산농협의 유동자산은 111억 600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진 유동자산의 대부분을 단일 적금 상품 이자 지급으로만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문자 발송 후 현재까지 해지된 금액은 약 60억 원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는 진상 파악 및 대응책 강구에 나선 상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야간에 전산 등록을 하면서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던 듯하다”며 “해당 기관에는 필요시 금액 지원 등 신뢰도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을 검토하고 앞으로 중앙회 차원에서도 시스템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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