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치누크 헬기







1958년 미국 육군은 대규모 병력과 화물을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신형 수송 헬기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개발 업체로 선정된 미국 보잉사는 시제기 제작에 들어가 196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듬해 8월 보잉사로부터 1호기를 인도받은 미 육군은 헬기명을 CH 47로 정하고 ‘치누크(Chinook)’라는 별칭도 붙였다. 미 육군은 전통적으로 헬기 별칭에 북아메리카 인디언 부족의 이름을 쓴다. 치누크는 미국 오리건주에 살던 인디언 부족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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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누크 헬기는 베트남전쟁 때 실전에 처음 투입돼 맹활약했다. 베트남 밀림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미군에 병력과 전쟁 물자를 실어 날랐다. 1991년 걸프전 당시에는 병력 4만여 명과 4000여 톤의 무기 및 장비를 공수해 ‘공중을 나는 보트’ ‘하늘을 나는 버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헬기는 동체 앞뒤에 두 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돼 있으며 뒤쪽이 앞쪽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설치돼 있다. 회전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한다. 이 때문에 일반 헬기에 비해 무게중심의 이동 범위가 크며 어디에 화물을 싣더라도 평행 유지가 가능하다.

치누크 헬기는 현대전에서 병력과 물자를 이동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개발 이후 진화를 거듭해 CH 47D, CH 47F 등 다양한 개량 모델이 선보였다. 승무원은 조종사 등 3명이며 병력 수송 때는 완전 무장한 병사 33명이 탑승 가능하다. 부상자 수송을 위한 들 것도 24개 장착할 수 있다. 물 위에도 내릴 수 있어 특수부대의 침투 수단으로 매우 유용하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에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치누크 헬기 18대와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외신들이 6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군이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7일 “북한이 핵을 갖고 있지만 재래식 전력에서는 우리가 완벽하게 압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협에서 나라를 지키려면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확장 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재래식 전력에서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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