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민(26·대전하나시티즌)은 아내인 박소연(35·소연)을 만난 뒤 인생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가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신화를 함께한 ‘벤투호 수비수’ 조유민은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비록 경기에 출전한 것은 포르투갈전 5분 남짓이지만 제게 5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16강이라는 성과를 거두는 데 있어서 한 팀의 일원으로서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했다.
조유민은 올 6월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하지만 선수 기용이 보수적인 편인 파울루 벤투 감독은 그에게 쉽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4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본 조유민은 7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조유민은 월드컵 최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조유민은 “대표팀에 처음 뽑혔을 때만 해도 월드컵 출전은 꿈꾸지 못했다. 명단 발표 당일까지 스트레스도 받고 부담을 느꼈다”며 “아내와 어머니, 장모님까지 넷이서 생중계로 명단 발표를 기다렸는데 제 이름이 불리자 모두 펑펑 울었다”고 돌아봤다.
조유민의 아내는 걸그룹 티아라 출신 소연이다. 2019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둘은 3년 연애 끝에 지난달 1일 혼인신고를 통해 법적 부부가 됐다. 조유민은 “시즌이 끝난 11월 중순에 결혼식이 예정돼있었지만 월드컵 출전으로 미뤘다”며 “아직 새 날짜는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소연은 카타르까지 날아가 조유민을 응원해 화제를 모았다. 시즌 중에도 홈 경기를 빠짐없이 찾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첫 A매치 발탁과 소속팀 대전의 K리그1(1부) 승격, 월드컵 최종 명단 발탁과 월드컵 데뷔전 등 모든 순간에는 소연이 있었다. 조유민은 “올해 목표했던 바를 모두 이뤄냈다. 아내가 모든 순간 함께하고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아내한테 감사하다. 아내도 장난으로 ‘혼자 이뤄낸 것이 아니다’라고 늘 강조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유민의 월드컵 데뷔전 순간 벤투 감독이 “유민! 유민!”을 외친 것이 화제가 됐다.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한 벤투 감독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극장골’로 2 대 1 상황이 되자 기뻐하는 것도 잊고 관중석에서 조유민의 교체 투입을 지시했다. 조유민은 “저를 넣으라고 지시한 것 같다”며 “사실 경기장이 너무 시끄러워서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