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열쇠공을 불러 빈집에 침입한 뒤 1박 2일 동안 제 집처럼 지낸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돼 검찰에 넘겨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와 뉴시스 등에 따르면 최근 부산 연제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연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열쇠공을 불러 B씨(30대·여성)가 혼자 거주하는 집 내부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문을 열어달라고 한 뒤 거절당하자 수리공을 불러 35만원을 내고 도어락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며, A씨는 이 집에서 1박2일 동안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튿날 해외여행을 끝내고 귀가한 B씨는 자신의 집 도어락이 바뀐 것에 깜짝 놀라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 침대 위에 누워 자고 있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 “노숙을 하다 춥고 배고팠는데 지인이 이 집에 가면 집이 비어있다고 해 들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노숙 생활한 것은 맞지만 진술의 앞뒤가 안 맞아 신뢰하기 힘들다며 공범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씨는 해당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르는 사람인데 어떻게 제가 집을 며칠 동안 비운 사실을 알고 열쇠수리공을 불러 35만 원씩이나 주고 남의 집 도어락을 바꾸겠나. 절대 노숙자가 아닌 것 같다”라며 “오는 15일이 재판일인데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모르겠지만 솜방망이 처벌이 될까 두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