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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CPI, 파월 입까지 봐야?”…“내년 2월 다시 0.25%p↑”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 뉴저지 세카쿠스의 월마트 매장. AP연합뉴스미국 뉴저지 세카쿠스의 월마트 매장. AP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을 밑돈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0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3%, 0.30% 뛰었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43%까지 급락했고 전날 105를 넘었던 달러인덱스도 103.6까지 떨어졌습니다.

시장도 반응했는데요. 오전 중 나스닥이 3.8%까지 급등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승폭을 크게 줄였는데요. 변동성도 컸죠. 다우는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인플레이션 피크 분석에 대규모 숏커버링이 겹치면서 폭등했던 10월 CPI 때와는 달랐습니다.



월가에서는 11월 CPI가 좋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서비스와 임금을 더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날 CPI에 시장의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 전망치가 떨어졌지만 내일이죠, 14일 있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경기침체 여부와 그 크기도 핵심입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확인하기를 원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고 했는데요. 어제만 해도 CPI만 좋으면 다 될 것 같았지만 막상 이날 상황이 그 정도는 아니었죠. 오늘은 11월 CPI와 함께 금리와 FOMC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CPI, 10월 이어 두번째 예상 밑돌아 인플레 하락세 뚜렷”…“최종금리 전망치 5.0%→4.85%”


우선 월가의 관심이 집중됐던 CPI부터 뜯어보죠. 이날 나온 11월 CPI는 전년 대비 7.1% 상승했습니다. 월가 예상치 7.3%를 0.2%포인트(p) 밑돌았는데요.

전월 대비로도 0.1% 오르면서 전망치(0.3%)보다 낮았습니다.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CPI도 좋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0% 상승하면서 예상치(6.1%)를 밑돌았고, 1달 전에 비해 0.2% 오르면서 전망(0.3%)보다 상승폭이 적었습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최고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예상보다 낮게 나왔던 10월 CPI 데이터를 단지 한 달치에 불과했다고 치부할 수 있었지만 11월의 추가 둔화는 물가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고 평가했는데요.

근원 CPI 추세를 보면 이 같은 점이 뚜렷합니다. 전월 대비 0.2% 상승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소치인데요. 중고차(-2.9%)와 의료서비스(-0.7%)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2021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근원 CPI”라며 “좋은 CPI 보고서”라고 했는데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달 말 브루킹스 연구소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을 분석할 때 3가지 봐야 할 항목을 제시했었습니다. 근원 물가를 기준으로 △상품물가 △주택서비스(거주비용·shelter) △서비스 물가(서비스물가에서 주택 제외) 등인데요.

CPI에서 농산물과 에너지를 빼면 근원 CPI가 되는데, 이 근원 CPI가 상품과 서비스로 나뉩니다. 서비스는 다시 거주비용과 운송, 의료 서비스 등으로 구분되죠.

근원 CPI 추이.근원 CPI 추이.


11월 CPI에서 이들 항목을 찾아 보면 근원 상품물가는 11월에 전월 대비 -0.5%로 10월(-0.4%)보다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확실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죠.

주택서비스, 즉 거주비용도 11월에는 전월 대비 0.6%로 10월(0.8%)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습니다. 서비스물가에서 주택을 빼도 흐름은 비슷한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계산을 근거로 “파월이 언급한 서비스 물가에서 거주비용을 뺀 수치가 전월 대비 상승률이 0.1%다. 9월에는 0.8%, 10월에는 0.4%였다”며 “전년 대비로도 6.2%로 피크였던 9월(6.5%)보다 낮다”고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폭도 낮아졌죠. 당장 내일인 12월 FOMC는 0.5%p로 변함이 없는데요. 대상은 내년 2월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CPI 보고서는 2월 FOMC에서 0.25%p를 할 것인지 0.5%p를 할지 내부 논쟁을 심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투자자들은 한발 앞서가고 있는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28분 현재 내년 2월 0.25%p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54.1%입니다. 하루 새 35.1%에서 54.1%로 19%p 급등했죠. 반면 이달 초 강한 고용보고서 전후 1위를 지켜왔던 0.5%p 가능성은 39.4%로 쪼그라들었는데요.

오렌 클라흐킨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상품수요가 완화하고 공급망이 정상화하면서 상품 인플레이션이 더 후퇴할 것으로 본다”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완강하겠지만 렌트비가 내려가면서 둔화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연준이 내년 초에 금리인상을 끝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며 12월 0.5%p에 이어 내년 2월에는 0.25%p의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근원 서비스 물가, 전년 대비 0.1%p↑ 임금 상승세 5%”…“서비스 의미 있게 둔화하는지 아직은 불분명”


최종금리 예상치도 하락했습니다. 5%였던 게 이제는 4.85% 수준으로 낮아졌죠. 연준이 실질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단계로 보면 0.25%p 정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제 금리선물시장은 최종금리를 4.75~5.00%가량으로 봅니다. 5.00~5.25%에서 낮아졌죠.

금리인하 예측도 더 늘었습니다. 내년 11월의 기준금리 4.50~4.75% 이하 확률이 무려 64.7%에 달하는데요. 못해도 내년 연말에는 금리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서비스가 아직 만만치 않습니다. 거주비용을 포함한 근원 서비스물가를 보면 전년 대비 상승률이 11월에 6.8%로 10월(6.7%)보다 되레 높아졌는데요. 거주비용만 해도 11월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7.1%에 이릅니다. 전월 대비 숫자가 낮아지고 있어 내년 중후반 이후로는 떨어질 수 있지만 시간이 걸립니다. 이것이 리스크 요인인데요.

특히 근원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8월 2.7%를 시작으로 매달 오르고 있습니다. 상품 물가 하락세와 정확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죠.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는 의미인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상품과 서비스 물가의 트렌드가 반대”라며 “상품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되돌리는 데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금리인상에 덜 민감한 분야(서비스)에서 눈에 띄는 진전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노란색이 근원 서비스 물가, 초록색이 상품 물가 추이다. 반대의 흐름이 확연히 보인다.노란색이 근원 서비스 물가, 초록색이 상품 물가 추이다. 반대의 흐름이 확연히 보인다.



임금도 그렇죠. 이날 나온 1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해보다 5.1% 증가했습니다. 10월(4.9%)보다 증가세가 커진 건데요. 1달 전과 비교해보면 오름폭이 0.5%로 10월(0.0%)보다 커졌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실질 시간당 임금은 여전히 마이너스(-1.9%)인데요. 사라 하우스 웰스 파고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완화와 수요 정상화로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더라도 명목임금 상승률이 5%인 상황에서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타깃인 2%로 되돌아가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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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서비스 고용이 강합니다. 11월 일자리가 26만3000개 증가하면서 월가 예상 20만 개를 크게 웃돌았는데, 이중 레저와 접객(8만8000개), 교육 및 의료 서비스(8만2000개), 기타 서비스(2만4000개) 등 사실상 서비스가 고용을 이끌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10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1030만 건에 달합니다. 서비스업 업황도 아직 좋구요. ISM의 11월 서비스업 PMI가 56.5로 전망치를 상회했었습니다. 연준의 긴축이 서비스업 같은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부분에는 스며들지 않고 있는데요.

종합하면, ‘서비스업 경기 아직 괜찮음→노동자 필요하나 구인난→높은 임금 및 복지혜택 유지→물가상승’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거죠. 서비스업 업황과 강한 노동시장은 연준의 긴축이 더 진행하면 둔화할 수 있겠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침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월 CPI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두 번째 좋은 소식이고 12월은 세번째가 될 것”이라면서도 “거주비용을 제외한 핵심 서비스 가격이 의미있게 둔화하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했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 역시 “800파운드의 고릴라는 CPI의 약 3분의2를 차지하는 인건비”라며 “고용시장은 레저와 접객, 의료서비스에서 뜨거우며 이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이는 결국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바클레이스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관련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폰드는 “강한 노동시장은 더 높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는 최후의 단계”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계속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단타세력 초반에 치고 빠졌나”…“FOMC, 점도표·경제전망·기자회견 중요”


인플레이션 관련 이야기도 하락을 시작한 지금이 아니라 6~9개월 뒤가 핵심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인플레이션이 3~4%까지는 쉽게 내려가겠지만 이 이후의 상황이 중요하다는 거죠. 끈적끈적한 채 더 이상 내려가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높은 최종금리를 더 오래 가져갈 수 있습니다.

크리스 자카랠리 인디펜던드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요한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6~9개월 후가 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3~4%대로 하락할 것인가 아니면 오랫동안 2%를 상회할 것이냐다. 아무도 연준이 금리인상 중단 후에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11월 CPI에도 현재로서는 최종금리를 5.25% 안팎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입니다. 내일 나올 점도표에서 지금 시점의 최종금리를 알 수 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바뀔 수 있는데요. 이런 점을 고려한 실질적인 최종금리가 5.25% 안팎 아니겠느냐는 것이죠.

제이슨 카츠 UBS의 매니징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벽에 쓰인 글씨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연준이 내년 후반에 금리를 내린다면 이는 경제상황이 매우 안 좋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최종금리가 5.0~5.25%로 보며 이것을 1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는데요.



실제 침체 우려가 여전합니다. CPI가 좋게 나왔어도 올해 대폭 금리를 올린 긴축의 영향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온다는 거죠. 뱅가드는 내년 말께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9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3.7%에서 5% 안팎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예상하는데요. 제임스 애티 아브르든의 투자 디렉터는 “연준 긴축의 효과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 온다”며 “그것은 주당순이익(EPS)와 전반적인 시장의 가격재산정을 불가피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리처드 카터 퀼터 쉐비오트의 채권리서치 헤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더라도 승리를 선언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고 연준은 매파적인 스탠스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다. 심지어 경기침체를 일으키더라도 말이다”라고 봤는데요. 커트 랭킨 PNC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정상화하는 속도를 보면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일 위험이 상당히 크다”며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불씨를 남기는 것이 완만한 침체보다 더 위험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침체를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물론 연착륙을 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살 과티에리는 “11월 CPI 보고서는 연준이 브레이크(금리인상)를 살짝만 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제공한다”며 “만약 그렇다면 연착륙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죠.

이날 시장 상황을 보면 생각보다 투자자들이 신중한 듯합니다. 12월 FOMC에서 파월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증시가 다시 또 움직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인 듯한데요. 아트 호건 B. 릴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내일 연준 회의를 앞두고 빠르게 기어를 바꾸고 두고 보자(wait and see) 모드로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MSCI의 앤디 스파크스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리서치 헤드는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두 번의 좋은 보고서는 여전히 두 번일 뿐”이라며 “아직도 강한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어 승리를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는데요.

오늘의 시장 흐름이 완벽히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억지로 보면 FOMC 경계감과 서비스·임금 인플레이션 우려, 침체 가능성에 장중 큰 변동성을 보였다는 정도인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단타 세력들이 초반에 치고 빠진 것 같다”고 했죠.

결국 내일 FOMC까지 보면 퍼즐이 맞춰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점도표와 경제전망, 그리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집중적으로 살펴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4일(수)에는 11월 CPI에 관한 집중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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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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