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사진) NH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는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직원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14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경영 환경이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하는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관치 금융’ 논란을 의식한 듯 향후 중점 추진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지주) 직원들과 논의를 더 해볼 것”이라며 소통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앞서 NH농협금융은 지난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손병환 현 회장 후임으로 전 국무조정실장인 이 내정자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할 적임자라 판단해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최종 선임되며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이 내정자가 경제정책 전문가로 평가 받는 만큼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내정자는 1983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과 기재부 예산실장에 이어 예산 담당인 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했고,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자제,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등 5대 금융지주에 대한 주문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관료 출신의 역량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모피아 출신 낙하산 인사’ 등의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국책은행과 금융지주사의 수장들이 관료 출신으로 물갈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철학과 다르게 금융권 낙하산이 연이어 거론된다”면서 “법에 의한 공정이 아니라 법을 이용한 불공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