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신년 인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윤 대통령의 집권 2년차를 맞아 노동과 건강보험 등 사회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이 교체되는 개각 방안에도 힘이 실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서진 개편 및 개각 단행 시 정무와 정책 기능을 강화해 2024년도의 총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유력시된다.
14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진복 정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포함한 신년 대통령실 조직과 인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개편은 윤 대통령이 이날 이 수석과 강 수석에게 공무원으로서 직무에 최선을 다해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근정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근정훈장 수여는 사실상 두 수석의 명예로운 퇴임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실은 해당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자 부랴부랴 서훈 추진을 잠정 취소했지만 두 수석의 퇴직 후 서훈을 재추진할 여지는 남겨 놓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8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기용하고 홍보수석은 김은혜 현 수석으로 교체하는 등 수석급 인선을 단행했다. 9월 비서관과 행정관급의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수석급은 현 체제를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명예로운 퇴로를 열면서 신년에는 수석급을 포함한 대통령실 인적 개편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신년에 수석급 인선과 함께 조직 개편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 개편은 정책과 정무 기능 보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원전과 방산 수출 등 대외 업무를 지원할 정책조정비서관·비서실장 산하에 국제 통상 문제를 다룰 국제법률비서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공석인 대외협력비서관에는 김용진 국민의힘 총무국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의 개편이 연초 개각과 맞물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은 현재 전 부처 장차관에 대한 복무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신년에 쇄신의 메시지를 내기 위해 개각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교체가 거론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더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중폭 이상의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직전 해를 맞아 여의도와 접점을 넓히는 선거 내각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대 총선 전인 2015년 신년 기자회견을 한 뒤 11일 만인 1월 23일 개각과 청와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를 내정했고 청와대에 민정과 안보·홍보·사회문화·정무 등 5개의 특보단을 신설했다. 개각으로 정부 조직을 다잡고 특보단을 신설해 정치권 및 각계와 접점을 넓히는 목적이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정국 전환 차원에서 연말연시에 ‘선(先) 특별사면, 후(後) 개편·개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이달 28일에는 윤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포함한 특별사면을 한 뒤 내년 1월 중순께 대통령실 개편 및 개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월 중순으로 조율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맞물려 인적·조직 쇄신이 단행될 것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신년 기자회견은 내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통상 1월 중순, 인사는 신년 기자회견 이후에 단행되는 순서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