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011170)이 인도네시아에 추진 중인 5조 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 ‘라인 프로젝트’가 본격 건설에 돌입한다. 최근 나프타분해시설(NCC) 실적 부진에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장비 부품 제조 및 엔지니어링 운송 장비 제조 업체인 PT 아르카 자얀티 페르사다 tbk, 이네르코 글로벌 인터내셔널, PT 크라카타우 엔지니어링 등과 라인 프로젝트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NCC를 건설하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으로 총 39억 달러(약 5조 1000억 원)를 투입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NCC 건설 사례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과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맺으며 석유화학단지 건설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장비 제조 업체와의 계약으로 회사는 본격적인 착공 단계에 접어들며 건설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연간 100만 톤의 에틸렌과 프로필렌(PL) 52만 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 톤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롯데케미칼은 NCC 사업 부진으로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비용 증가로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지속된 탓이다. 그럼에도 롯데케미칼은 인구 2만 8000명의 인도네시아 시장에 주목해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요의 50%를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현지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면 해당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데다 동남아로 보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교현(사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 등 상호 전략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올 8월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해 직접 진척 상황을 점검하며 사업에 힘을 싣기도 했다.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당시 출장길에 동행하면서 롯데케미칼의 동남아 사업이 그룹 내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