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지역상인 결단 '10년 마트 족쇄' 풀었다…전국 확대 '기대감'

대구 대형마트 평일에 쉰다

전국 마트 25%는 이미 평일 휴무

이마트 연매출 3900억 확대 효과





대구가 내년부터 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현행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의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라는 규제 목표가 사실상 ‘달성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마트들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지역 상인 단체들도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의무휴업 평일 전환에 동의하는 등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012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하여금 골목상권 보호와 유통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 조례에 따라 매월 이틀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이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쉬고 있는데 이는 2012년 서울시에서 각 자치구를 중심으로 정한 조례에 따른 것이다. 다만 지역의 모든 점포가 이 조례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와 상인 단체 등 지역 내 이해관계자들의 협의로 일요일이 아닌 평일을 휴무일로 정한 곳들이 전국 403개 마트 중 100여 곳에 이른다. 이마트는 158개점 중 45개점이, 홈플러스는 133개점 중 30개점이, 롯데마트는 112개점 중 25개점이 일요일 아닌 날 문을 닫는다. 쇼핑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이나 상인 단체와 협의를 마친 곳은 주말에도 영업을 하고 있다. 이번 대구시의 의무휴업 평일 전환 추진 역시 지역 상인 단체의 결단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규제가 전통시장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대형마트와의 상생을 통한 상권 부흥에 적극 나섰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8%가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 전통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는 답변은 16%에 그쳤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대형마트 휴점일에 인근 상권 매출이 더 준다는 점을 결과로도 입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들은 대구의 변화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마트 관계자는 “이해관계자 중심이던 기존 규제가 소비자의 쇼핑 편의에 접근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라며 “주말 영업이 허용된다면 e커머스에 고객을 뺏긴 오프라인 유통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교보증권은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요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하면 이마트 및 롯데마트의 경우 각각 연 매출이 3900억 원, 1700억 원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전국 243개 지자체 중 51곳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