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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영상) '영웅' 잊지 말아야 될 역사의 선율

[리뷰] 영화 '영웅'

오리지널 뮤지컬 '영웅' 영화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 그려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등 주연

12월 21일 개봉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영웅' 스틸 / 사진=CJ ENM영화 '영웅' 스틸 / 사진=CJ ENM




최초란 수식어는 설레는 긴장감으로 다가온다. 한국 영화 최초로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화 '영웅'이 그렇다. 할리우드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뮤지컬 영화 장르를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뜨거운 그날의 역사는 음악이 갖고 있는 힘과 만나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동명의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감독 윤제균)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김승락)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정성화)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어머니 조마리아(나문희)와 가족들을 남겨둔 채 고향을 떠나온 대한제국 의병대장 안중근.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동맹으로 조국 독립의 결의를 다지고,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3년 내에 처단하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맹세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그는 오랜 동지 우덕순(조재윤), 명사수 조도선(배정남), 독립군 막내 유동하(이현우), 독립군을 보살피는 동지 마진주(박진주)와 함께 거사를 준비한다.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해 적진 한복판에서 복숨을 걸고 정보를 수집하던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김고은)는 이토 히로부미가 곧 러시아와 회담을 하기 위해 하얼빈을 찾는다는 기밀을 듣고, 안중근에게 전한다. 거사의 날,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현장에서 체포된다.

[영웅] 영화리뷰 | 오영이무비

작품은 동명의 오리지널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했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의 행보다.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뮤지컬의 영화화가 드디어 한국 작품으로 옮겨진 것이다. 한국 영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뮤지컬 '영웅' 속 안중근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정성화가 주연으로 나서 뮤지컬의 감동을 스크린에 옮긴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영상으로 남을 선물이고, 뮤지컬을 보지 못한 관객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이 된다.



뮤지컬을 영화화하면서 내용은 바뀌었다. 이토 히로부미 옆에 있던 설희에게 개연성 있는 서사가 생겼고, 중국인인 왕웨이와 링링 캐릭터는 한국인으로 바뀌었다. 또 유부남인 안중근을 좋아하는 링링의 마음을 유동하에게 향하게 만들어 논란이 될 여지를 차단한다.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기 위한 윤 감독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이야기는 감동으로 이어진다. 이들이 일본에 분노하고 맞서는 과정, 소중한 사람과 국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기 충분하다. 조국의 자주권을 위해 싸운 수많은 선조들의 얼굴이 화면에 비출 때는 벅찬 마음이 들 정도다. 그러면서도 조명 받지 못한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일대기를 세세하게 그려 한 편의 역사책을 방불케 한다.

'영웅'이 오늘날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 건 무엇일까. 우리가 피로 쓰인 역사 위에 서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된다는 거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이 있듯, 아무리 시간이 흘렀어도 우리가 기억해야 될 역사가 있다는 걸 상기시킨다. 안중근의 유해가 아직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메시지에서는, 이 역사가 현재 진행 중이란 걸 깊이 새긴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아픈 시대 배경 아래에 놓은 국민은 고통스럽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느닷없이 찾아오고,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영웅'에서는 사형 당하는 아들을 담담히 보내는 어머니의 얼굴, 일본군에게 맞아서 세상을 떠난 오빠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동생, 그리고 풋풋한 사랑에 빠진 청춘의 이별을 그리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연출은 섬세하게 관객들을 뮤지컬 세계로 초대한다. 한국의 뮤지컬 영화가 낯선 관객들을 위해 음악과 대사 사이에서 적절하게 중심을 잡는다. 힘 있는 드라마로 작품이 전개될 때, 중간중간 재미를 줄 수 있는 장면은 대사로 끌고 가고 감정이 극대화될 때 노래를 사용한 것이다. 배우들의 진한 감정선은 음악이 주는 힘과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낸다. 또 화면이 전환될 때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 점도 흥미롭다. 연못, 첨탑, 지도 등을 이용한 화면 전환에서 제작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력은 작품을 즐기는 요소. '영웅'으로 대표되는 정성화의 연기와 노래는 두말할 필요 없다. 안중근의 묵직한 무게감은 그의 안정적인 발성에서 빛을 발한다. 노래 잘하는 배우로 알려진 김고은의 뮤지컬 넘버 연기는 놀라울 정도다. 섬세한 감정선은 놓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넘버는 톡톡히 소화한다. 배정남, 조재윤, 이현우, 박진주의 앙상블도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나문희의 넘버 '내 사랑하는 아들, 도마'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련하다. 나문희가 쌓은 관록의 정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장면으로 남는다.

+요약


제목 : 영웅(Hero)

장르 : 드라마, 뮤지컬

연출 : 윤제균

출연 :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배급 : CJ ENM

상영시간 : 120분

상영등급 : 12세 관람가




개봉 : 2022년 12월 21일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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