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를 ‘100% 당심’으로 선출하기 위한 경선 룰 변경이 국민의힘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친윤계는 반대파에 날을 세우며 개정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비윤계는 정당성과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양측이 강하게 맞부딪쳤다.
국민의힘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20일 라디오(MBC) 인터뷰에서 “당원 마음을 사지 못해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당을) 친목회 수준으로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당대표 선거에서 ‘당원투표 100%’,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당 방침을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이 “축구 하다 골대를 옮긴 것”, 안철수 의원이 “친목 회장을 뽑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발하자 이를 맞받아 친 것이다.
비윤계 의원들도 여론전에 나섰다. 유승민계로 꼽히는 하태경 의원은 “당연히 (여론조사 선두권인) 유 전 의원을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속전속결로 당헌을 개정한 저간에는 ‘윤심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며 “대통령이 전당대회 불개입 선언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권주자들 간 전면전도 본격화됐다. 김기현 의원은 “80만 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고, 당대표를 해보겠다고 하면 이건 누가 보아도 심각한 인지부조화”라고 안 의원를 저격했다. 안 의원은 곧바로 ‘당 경선에서 일반국민 반영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지의 지난해 김 의원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이렇게 말을 180도로 바꿀 수 있냐”고 되치기 했다.
한편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는 당헌 개정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재적 55명 중 39명이 참여했고 3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23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에서 의결을 마치면 전당대회 룰 변경을 위한 개정 절차는 모두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