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딩뱅크 탈환 가능성이 높아진 신한금융그룹이 위기 속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선택했다. 회장 교체에 이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카드·보험 등 주력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바꿔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완성했다.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경영관리 기능을 축소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그룹 차원의 협업을 강화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0일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신한캐피탈·신한자산운용·신한자산신탁·신한저축은행·신한벤처투자·신한AI 등 10곳의 자회사 CEO 인사와 지주회사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공석이 된 신한은행장에는 한용구 신한은행 부행장이 후보로 추천됐다. 한 부행장은 현재 신한은행 영업채널을 총괄하고 있는 영업그룹장으로 적극적인 관계성과 강한 추진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한카드 사장 후보에는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이 추천됐다.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장으로서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사업 계획 수립 및 운영, 효율적 자원 배분 등 안정적 경영관리를 바탕으로 신한카드의 탄탄한 성과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영창 사장이 물러나고 김상태 사장이 단일 대표로 나선다. 미래에셋대우 출신으로 올해 3월 영입된 김 사장은 신한금융의 글로벌투자은행(GIB) 등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왔다.
내년 통합 원년을 맞게 될 신한라이프의 수장 후보로는 이영종 신한라이프 퇴직연금 사업그룹장 부사장이 추천됐으며 신한자산신탁 사장 후보로는 이승수 현 부사장이 후보로 추천됐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과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은 재임 기간 보여준 탁월한 재무 성과를 바탕으로 각각 캐피탈 및 저축은행 업계 1위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여준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 추천됐으며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표와 배진수 신한AI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도 연임이 결정됐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경영관리 기능을 축소 및 효율화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서는 지주회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따로 또 같이’를 목표로 하는 조직 개편도 실행됐다. 다만 예상됐던 부회장직은 이번 인사에도 신설되지 않았다.
우선 그동안 그룹 재무 성과 관리를 전담해 온 지주 경영관리 부문을 해체했으며 그룹원신한 부문과 그룹신사업 부문은 신설했다. 지주회사 부문별 기능을 재설계해 그룹의 성장 어젠다를 발굴하고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핵심 사업영역의 미래 변화를 지원하는 한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지주 부사장은 대부분 연임됐다. 이인균 운영부문장(COO), 안준식 브랜드홍보부문장(CPRO), 왕호민 준법감시인(CCO), 김성주 감사부문장이 연임됐으며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을 맡았던 고석헌 상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신설되는 신사업부문장에는 장동기 부사장이, 글로벌&신사업 본부장에는 김태연 상무가 연임됐다. 이번에 추천된 사장 및 임원 임기는 2023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내정자 추천 후 조용병 현 회장과 진 내정자가 충분히 상의한 결과”라며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