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다음 달 시행 1년을 맞는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대응 여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기중앙회는 경총과 함께 5인 이상 기업 1,035개사(중소기업 947개사, 대기업 88개사)를 대상으로 11월 2~18일 팩스와 이메일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300인 미만 사업장)의 65.6%는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사항을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일부만 알고 있다’, ‘모르겠다’ 선택)고 응답했다. 의무사항을 모두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4%에 그쳤다.
또 중소기업의 77%는 대응여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11.5%만이 대응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대응여력이 부족한 이유로 ‘전문인력 부족’(4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법률 자체의 불명확성’(25.2%) △‘과도한 비용 부담’(24.9%) 등이 뒤를 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중소기업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 영향’(63.5%)이 ‘긍정적 영향’(28.0%)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중소기업의 80.3%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0.5%였다.
구체적 개선방향은 △‘법률 폐지 및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일원화’ (42.2%) △‘법률 명확화’(33.9%) △‘처벌수준 완화’(20.4%) 등으로 나타났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과 관련해서는 93.8%가 ‘유예기간 연장 또는 적용제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2024년 1월 26일까지 관련법 적용이 유예된 상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불명확한 의무와 과도한 처벌수준 등으로 인한 혼란과 애로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여력이 매우 부족한 여건”이라며 “무리한 법 적용으로 범법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유예기간을 연장하고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