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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세코그룹, '좋은사람들' 회생 작업 탄력

구조조정 전문 큐리어스 200억 투자 유치

좋은사람들 재무·사업 구조 개선에 투입

세코, 車부품서 금융·의류로 사업 다각화





세코그룹이 구조 조정 전문 사모펀드 운영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하며 법정관리 중인 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의 경영 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됐다. ‘보디가드’ 브랜드 등 속옷 업체로 유명한 좋은사람들은 세코그룹이 경영 컨설팅 계열사인 인베스터유나이티드를 앞세워 최근 새 주인으로 등극했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23일 운용 중인 기업 재무 안정 펀드를 통해 인베스터유나이티드의 자회사인 우리인터텍스에 200억 원의 대출 투자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인베스터유나이티드가 주축이 돼 진행 중인 좋은사람들 인수 및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인베스터유나이티드는 올 10월 100% 자회사인 우리인터텍스·파인우드PE 등과 ‘우리·파인우드 컨소시엄’을 꾸려 360억 원을 투입, 좋은사람들 지분 51.57%를 확보했다. 좋은사람들이 부실 기업으로 전락했지만 ‘보디가드’와 ‘예스’ ‘제임스딘’ 등 국내 속옷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면 충분히 회생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좋은사람들은 연예인 주병진 씨가 1991년 설립한 속옷 회사로 1997년 상장했으나 2019년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남인 이종현 전 대표가 인수한 후 2021년 3월 감사 의견 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후 이 전 대표가 검찰에 구속되고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삼일회계법인이 올 7월 주관사를 맡아 매각을 진행한 끝에 세코그룹이 패션그룹 형지를 제치고 좋은사람들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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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터유나이티드는 기아(000270) 창업주인 고(故) 김철호 회장의 외손자인 배석두 세코그룹 회장(59.8%)과 그의 개인 회사인 연합(26%)이 지배하고 있다. 세코그룹은 코스닥 상장사인 서진오토모티브(122690)에코플라스틱(038110) 등을 필두로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주력으로 한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성숙기에 접어들자 인베스터유나이티드를 통해 금융과 의류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인베스터유나이티드는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사태로 매물이 된 오투·흥국저축은행을 잇달아 인수한 데 이어 2016년 우리인터텍스를 사들여 의류업에도 진출했다. 좋은사람들을 인수한 배경에도 우리인터텍스와의 사업적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세코그룹은 좋은사람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투자금을 확보하면 전국적 인지도와 500곳의 오프라인 영업망을 활용, 빠르게 경영 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세코그룹 산하로 좋은사람들의 M&A가 완료되면서 우리파인우드 컨소시엄이 20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 종결을 신청, 기존 소액주주들의 거래 재개 기대감도 내년 상반기 중 높아지게 됐다. 좋은사람들은 내년 4월 10일까지 경영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는데 큐리어스 측 투자로 재무 지표 등을 건전화할 발판을 마련한 때문이다.

큐리어스 역시 최근 자금 시장 경색에도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투자 경쟁력을 입증해 내년에 쏟아질 구조 조정 대상 기업 투자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확실한 금융 환경에도 구조화 금융 투자를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해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다각화를 도모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큐리어스는 동부·이랜드그룹, 성동조선해양 등의 구조화 금융 투자에 참여해 다수 기업의 재무 및 사업 구조 조정을 지원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에서 인수한 원유 시추선 4척 중 일부를 매각해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회수하기도 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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