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과 작별한 한국과 달리 일본 축구는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을 이끈 사령탑을 재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월드컵 16강으로 안내한 모리야스 하지메(54·일본) 감독이 계속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로 사실상 결정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25일 "모리야스 감독이 2026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다음 월드컵을 향해 연임하는 것이 확실해졌다"면서 "일본축구협회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결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모리야스 감독은 이미 협회로부터 (연임) 요청을 받고 수락 의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건 면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가 끝나 계약에 이르면 일본에서 월드컵 이후 계속 대표팀을 지휘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두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을 지휘한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은 없었다.
일본 스포츠 신문 스포츠호치도 "모리야스 감독이 2026년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하는 대표팀 사령탑에 연임하는 것으로 일본축구협회와 기본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연내에 예정된 협회 임시기술위원회에서 취임이 보고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독일과 스페인에 잇따라 2 대 1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하고 '죽음의 조' E조에서 1위로 16강에 올랐다. 사상 첫 8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16강에서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벌이는 선전을 펼쳤다.
일본협회 기술위는 월드컵 전에 아르헨티나 출신의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 등을 후보로 올려놓고 차기 대표팀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했으나 결국 월드컵 성적을 바탕으로 모리야스 감독을 재신임하기로 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23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계약 기간'이 한국 축구와 동행하지 않기로 한 주된 이유라고 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재계약과 관련) 첫 번째 대화를 나눴던 4월에 협회 측은 우리와 계속 동행하기를 원했다"며 "9월 (대화에서는) 계약 기간을 둘러싼 입장 차가 있었다. 그 달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2026 월드컵까지 계약 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협회는 일단 2023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