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 장비 국산화 힘쓰는 '이 회사', 삼성 임원 대거 영입 [뒷북비즈]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

신임 CTO에 삼성 출신 최길현 발탁

김경현 등 모기업 출신 전면 배치

내부 협력 넓혀 기술력 개선 포석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자회사인 세메스의 천안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세메스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자회사인 세메스의 천안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세메스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장비 자회사 세메스가 최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신설했다. 삼성전자 출신 인사를 전면 배치하며 모회사와의 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장비 국산화 연구 역량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메스는 지난주 사내 임원 인사를 실시하고 CTO직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첫 CTO에는 최길현 부사장이 선임됐다. 최 부사장은 2021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제조기술센터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법인장도 지낸 만큼 반도체 업계에서 다양한 공정 기술에 능통한 베테랑 엔지니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세메스에서 회사 주력 제품인 식각·세정·노광 분야 차세대 장비 연구개발(R&D)을 총괄할 것으로 분석된다.



세메스가 CTO 자리를 만들고 최 부사장에게 임무를 맡긴 것은 최첨단 장비 원천 기술 확보와 국산화에 대한 큰 관심을 방증한다. 세메스는 지난해 매출 3조 1362억 원을 기록한 국내 1위 반도체 장비 회사다. 가트너에 따르면 세메스는 2021년 세계 장비 시장에서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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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는 반도체 웨이퍼를 공정 이후 깨끗이 씻어내는 세정 장비를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다른 사업 영역인 식각·노광 장비 분야는 글로벌 장비 업계에서 ‘도전자’ 입장이다. 최근 세메스는 범용 노광 공정인 불화아르곤 이머전(ArFi)용 트랙 장비에 대한 삼성전자의 승인(퀄) 테스트를 통과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첨단 기술을 선점한 외산 장비사의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 인력 인프라를 투입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메스는 이번 CTO 인사를 발판으로 연구 인프라 전반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회사의 R&D 비용은 지난 3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경기 용인시에는 2083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신규 R&D센터를 준공하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CTO 신설과 함께 삼성전자 출신 인재를 전면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올해 초 대표이사로 선임된 삼성전자 테스트&패키지센터장을 지낸 정태경 부사장은 유임됐다. 회사는 연구소의 차세대 세정 장비 연구 조직 총괄로 삼성전자 임원 경력의 김경현 부사장을 새로 영입했다. 식각 장비 개발과 영업 등을 담당하는 에치(Etch)팀장은 삼성전자에서 일한 적 있는 정승필 상무가 맡기로 했다. 올해까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기획지원팀장을 담당했던 지응준 상무는 이번 인사를 통해 세메스 기획팀장으로 옮겼다.

일각에서는 세메스가 주요 인사를 삼성전자 출신 인재로 전면 배치한 것에 대해 모회사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한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회사인 세메스가 기술 경쟁력을 가질수록 공급망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자회사와 협력을 늘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가 장비 공급망 다변화, 국산화 등을 위해 세메스와 협력 확대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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