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가 내년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러시아가 전략 핵무기를 동원하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 시간) 2023년 세계 경제가 직면한 다섯 가지 위험 요인을 꼽았다. 블룸버그는 △고물가 고착화 △중국 경제 둔화 △코로나 19 재확산 △우크라이나 전쟁 악화 △신흥국 경제 위기 등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시장이 큰 혼돈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의 매슈 맥레넌 공동대표는 블룸버그에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1년 사이 꽤 하락할 것으로 보지만 임금 및 에너지 가격 오름세 등이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고 밝혀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제기했다. 맥레넌 대표는 이 경우 연쇄적인 증시 타격과 침체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예견하지 못했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와 싸우는 사이 다가오는 금융 사고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연준이 ‘금융 재앙’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 개방에 대한 기대감 역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억 명의 인구 대이동을 수반하는 춘제(중국 설)가 최대 고비이기 때문이다. 마셀라 차우 JP모건 시장전략가는 “감염 추세가 연휴 이후 한두 달 내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중국은 결국 경제 재개방에 성공하겠지만 “여전히 감염 리스크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전염성과 치명성이 높은 코로나19 변이 등장이 공급망을 교란해 인플레이션 악화와 경제활동 둔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내년에도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위험 요인이다. 존 바일 닛코에셋매니지먼트 전략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직접 개입이나 (서방의) 대러 제재 강화로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인도·중국 등 러시아 교역국에 대한 2차 제재가 경제적 역풍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 동원이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요인으로 강달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신흥국 시장도 위기를 맞게 된다면서 신흥국이 “또다시 어려움을 겪는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