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아동 1000명에 새 생명…韓 위상 최고죠"

■박순진 KOICA 우즈베크 소장

선천성 심장 기형 가진 사례 많아

국립아동·서울대병원과 수술 협력

무상원조 규모도 한국이 세계 1위

25년간 지속적 봉사 인정받기도

박순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 사진 제공=KOICA박순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 사진 제공=KOICA




“우즈베키스탄에서 공여국이자 친구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식 발표하는 2018~2020년 우즈베키스탄 원조 통계를 보면 국가 대 국가 규모로 볼 때 일본과 프랑스 다음으로 원조를 많이 하고 있고 무상 원조만을 기준으로는 한국이 최대입니다. 더욱이 지속적인 봉사 활동으로 인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엄지 척’을 해주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박순진(사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은 29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5년째 원조와 자원봉사를 해온 파급효과를 이렇게 현장에서 느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20~40대에게 KOICA를 물어보면 대부분 활짝 웃으면서 ‘한국에서 온 KOICA 선생님’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이들을 ‘KOICA 키즈’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올해 우즈베키스탄에 한국 사무소가 설립된 지 25년이 됐다. 특히 KOICA는 세계에서 최초로 1990년대 중반부터 봉사단을 파견해 양국의 관계 또한 각별하다. 현재 KOICA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대규모 프로젝트형 사업과 해외 봉사단 파견 사업, 공공 정책 및 기술 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 연수 사업, 민관 협력 사업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약 2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배정됐다.



그는 “외국인도 거의 없고 인터넷도 잘되지 않던 1990~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어 원어민으로 파견된 30여 명의 봉사단 선생님들은 우즈베키스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이자 세계로 나가는 창문, 돌파구였을 것”이라며 “봉사단 선생님들은 한국어만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진로 상담과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돕고 꿈을 키워주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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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 사진 제공=KOICA박순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 사진 제공=KOICA


박순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 사진 제공=KOICA박순진 KOICA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장. 사진 제공=KOICA


KOICA의 또 다른 성과로는 현지의 종합 어린이 병원 설립을 꼽을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고 출산율도 높지만 선천성 기형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도 많다. 하지만 해외 의료 원정을 떠나야 할 정도로 이들을 치료할 좋은 의료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이에 한국의 차관 프로그램을 통해 280병동의 종합 어린이 병원인 국립아동병원이 2020년 10월 건립됐다. 그는 “국립아동병원은 중앙아시아에서 최고의 시설을 갖췄지만 시설만으로는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며 “이에 무상 원조를 하는 KOICA는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 의료 인력의 임상술기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서울대어린이병원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원한 지 2년이 되는 현재 1000건 이상의 신생아·영유아·어린이를 대상으로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2세 때 간질이 발견돼 13년 동안 치료를 받기 위해 방방곡곡을 헤매던 15세 소녀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 사례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화제가 됐다.

그는 한국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KOICA의 미션인 ‘인류 상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한국의 발전 모델을 배우고 싶어하는 우즈베키스탄과 협력을 이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고립된 나라에서 이제는 국제 국가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를 비롯해 여러 국가들이 우즈베키스탄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에서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유리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기업 환경은 매일매일 새로워지고 있다”며 “젊고 훌륭한 인력들이 많아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느낌이 드는 지금, KOICA 또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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