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이 2023년 신년사에서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구성원이 힘을 합쳐 변화에 대비하자고 당부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고객과의 관계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1일 그룹 구성원에 e메일로 보낸 신년 인사에서 지난 1년간 국내외 경영 환경의 변화가 거셌던 가운데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며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프런티어(개척자)’라 칭하며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지구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꼽으며 “기후변화·질병·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기업에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로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며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의 크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박정원 두산(000150)그룹 회장은 새해에 더욱 거친 경영 환경이 예상되지만 도전적인 자세로 자신감을 갖고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자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금융시장 불안, 강대국 간 패권 경쟁, 원자재 공급망 혼란 등 경영상 불안 요인을 신중하게 살피며 변화에 즉시 대응하는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한 뒤 “신중함을 취한다 해서 소극적이어서는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모두가 움츠러드는 시기가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라며 “우리는 잘 준비돼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자”고 밝혔다. 특히 박 회장은 단단해진 재무 체력, 기회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에서의 사업 경험과 기술력 우위, 미래 성장 동력 사업의 앞선 기술과 제품력, 혁신을 통한 성장 경험 등을 언급하며 구성원이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했다.
조현준 효성(004800)그룹 회장은 임직원에 ‘고객 몰입 경영’을 주문했다. 조 회장은 “고객 목소리 경청 활동(VOC)을 넘어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며 “고객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다면적·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객 몰입 경영은 경영 전략, 관리 시스템, 조직 문화, 리더십 등 경영 활동 전반에서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경영을 뜻한다. 조 회장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견뎌왔지만 올해 우리에게 닥쳐올 경제위기는 지금껏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고 상상해본 적 없는 더 혹독한 시련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가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