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좌파의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대통령이 1일 취임해 3기 룰라 정부의 닻을 올렸다. 2003~2006년, 2007~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임기를 맞은 룰라 대통령은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우파적 정책을 폐기하고 복지 확대, 아마존 보호,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미판 유럽연합(EU)인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 재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1·2기 정부에서 추진했던 각종 정책을 수정·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표 정책이었던 ‘보우사파밀리아’는 복원 또는 확대된다. 보우사파밀리아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조건으로 저소득층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저임금 인상, 농산물 공급 확대, 연료비 인상 자제 등을 통한 저소득층 구매력 높이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추진했던 공기업 민영화는 폐기하고 국가개입적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마존 우림 보호 등 환경 정책은 강화된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새 정부 조각에서 ‘아마존 수비수’로 불리는 환경운동가 출신이자 과거 룰라 정부에서 환경장관을 지냈던 마리나 시우바를 또다시 환경장관으로 발탁했다. 룰라 대통령은 2003∼2010년 재임 시절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우림 내 벌목 행위를 그 전보다 70% 안팎 줄인 바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남미의 ‘좌파 물결(핑크타이드)’에 올라타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을 기반으로 다른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속도를 내는 한편 우나수르를 재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나수르는 2008년 룰라 2기 정부 당시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남미 12개국이 참여해 창설됐는데 희미한 지향성과 결속력 약화로 사실상 낡은 간판만 남은 상태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룰라가 우나수르를 토대로 가칭 ‘수르’라는 남미 화폐 통합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