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22년 마지막 날에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습해 최소 1명이 숨지고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공습 직후 공개된 신년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이 우리 편에 있다”며 침공의 명분을 거듭 강조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오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습경보가 울린 데 이어 여러 지역이 미사일과 로켓 등 공격을 받았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서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1명이 숨지고 최소 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들 중 1명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리치코 시장에 따르면 키이우 시내 솔로미안스키 지역의 주택과 학교 등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시내의 다른 두 곳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키이우 도심에 있는 한 4성급 호텔에도 폭발이 일어나 한 모퉁이가 크게 손상됐다고 전했다.
이에 키이우에서는 비상 정전 조치에 따라 약 30%의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그러나 중요 기반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돼 물과 난방 공급에는 차질이 없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지역 방공망으로 이날 미사일 등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러 국가(러시아)가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그들이 새해를 (미사일로) 축하해주고 있지만 우리는 견뎌낼 것”이라고 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러시아가 20여 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우리 방공망이 키이우 상공에서 6발을 포함해 1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도 키이우 뿐만 아니라 남부 미콜라이우주와 자포리자주, 서부 빈니차주와 흐멜니츠키주, 중부 지토미르주에서도 공습 피해가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특히 흐멜니츠키에서는 드론 공격 등으로 인해 최소 7명이 다쳤다고 주 당국이 전했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최소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 텔레그램 글에서 “최근 공격을 보면 러시아는 단순히 중요 기반시설만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 지역과 호텔, 차고, 도로를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 영상에서 “테러 국가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공격을 지시한 자, 수행한 자 모두 용서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인간적 소행이고, 비인간성은 패배할 것”이라며 “당신도 나도 이를 안다. 테러리스트는 이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서방이 러시아 파괴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이용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독립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신년사는 이날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직후 공개됐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조국을 수호하고 국민의 진정한 독립을 지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다”며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이 우리 편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 서방은 러시아의 산업, 재정, 수송 능력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