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 송치 전 취재진 앞에서도 끝내 얼굴을 숨겼다. 자신의 얼굴 공개로 가족과 지인들이 피해 받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오전 8시58분께 검찰로 송치되기 전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현관에 모습을 드러낸 이기영은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롱패딩과 모자를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착용,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당초 경찰은 이기영의 얼굴이 취재진에게 자연스럽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이기영에게 마스크 미착용을 권고했지만, 이기영은 얼굴 공개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표현하며 자신의 얼굴과 범죄 사실이 알려지면 가족과 지인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기북부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기영의 신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운전면허증 속 증명사진이 현재의 실물과 다르다는 비판이 일었고, 얼굴에 대한 제대로 된 공개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행법은 특정강력범죄 혹은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경우 얼굴과 성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정했다. 그러나 막상 공개되는 피의자 모습의 시점이 정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피의자 모습이 과거 사진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