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은 지난 한 주 간 종목별로 상이한 판단을 한 채 베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의 하락에 투자한 반면, 또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상승 가능성에 기대를 품고 관련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오르내리는 와중에 반도체는 연초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씁쓸한 새해를 맞게 됐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SOXS)인 것으로 나타났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 하락을 3배로 추종한다. 한 주간 서학개미들은 3652만 달러어치를 사들이면서 반도체 하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하면서 한 주간 SOXS의 수익률은 ?13.8%에 달하게 됐다.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 ETF(TSLL)이 차지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1525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TSLL은 단일종목 ETF로 테슬라 주가의 일일 수익률을 1.5배만큼 추종한다. 단일 종목인 테슬라가 순매수 규모 790만 달러로 4위에 올랐는데,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현재 주가 수준이 바닥이라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3위는 서학개미들의 ‘찐사랑’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다. 한주간 서학개미들은 1313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움직임을 3배로 추종하는데. 1만 포인트 수준까지 내려온 나스닥 지수가 바닥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이 순위권에 든 것이 눈에 띈다. 하이디라오는 451만 달러의 순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순매수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셰어즈 FTSE 차이나 A50 ETF와 CSOP FTSE 차이나 A50 ETF 역시 각각 10위와 11위를 차지했다.
한편 연말 투자심리가 크게 얼어붙으면서 해외 거래 역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간 서학개미들의 상위 15개 종목 총 순매수 규모는 1억 1737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1억 8340만 달러보다 36%가량 줄어든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