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알리면서 주가가 10배 가량 상승했던 신풍제약(019170)이 횡령·배임 등으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57억 원의 횡령과 6억 원 규모의 배임을 공시하면서 주가도 하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임상 3상에 돌입했던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임상 결과는 이르면 올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1000원(4.71%) 가량 하락한 2만 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한 때 10조 원을 넘었으나 같은 시간 시총은 1조 729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했을 때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신풍제약의 주가 하락은 임원의 배임·횡령 사실을 공시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지난 3일 노 모 전무의 횡령·배임 사실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노 전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57억 6519만 원을 횡령했으며 5억 7651만 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노 전무는 의약품 원재료 납품업체와 가공거래 후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57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업체 측에서 원료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신풍제약은 실제 단가에 상당하는 어음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비자금으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공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무는 구속기소 됐으며 검찰은 신풍제약이 조성한 비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신풍제약은 엔데믹 국면에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 복합제 ‘피라맥스’는 본래 말라리아 치료제다. 회사 측은 이를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시행하며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 3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 환자 1420명을 대상으로 피라맥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며, 다기관·무작위배정·이중눈가림·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임상 2상은 국내 임상으로 전국 13개 대학병원에서 총 113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다만 임상 2상에선 1차평가변수로 설정된 RT-PCR 진단키트 기반 코로나19 음성 전환 환자 비율에서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유효성 평가 변수의 임상적 의미가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경증 또는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이뤄진 것 또한 약점으로 꼽힌다. 일동제약(249420)이 시오노기 제약과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최신 오미크론 환자의 데이터가 반영됐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됐다. 다만 방대본 관계자는 “최근 방역 정책 기조는 위중증 환자·사망자 중심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며 “경증 환자에게도 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은 기조와 맞지 않다”고 했다. 일동제약의 코로나 치료제도 최근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지 않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는데, 품목 허가 신청도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신풍제약 측은 자사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이는 피라맥스 자체가 비싼 가격에 팔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정부 측에서 따로 물량을 구매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아울러 임상 3상 결과는 이르면 연내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올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제품 출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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