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 논단] 전 세계는 혁신 전쟁 중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팬데믹 이후 최고의 성황 이룬 CES

모바일서 모빌리티로의 변천사 보여줘

디지털헬스 등 삶과 직결된 신기술 확인

최선 다하는 연구원들 있기에 미래 밝아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매년 1월 초 새해 벽두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미래 최신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가 열린다. 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전개될 미래 기술 혁신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 ‘CES 2023’을 참관하게 됐다.



올해 CES는 전년보다 40% 넓어진 전시 면적에 173개국, 3000여 개의 업체, 10만 여 명이 참가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고의 성황을 이뤘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시 카테고리를 해마다 다각화해왔는데 올해는 총 41개 카테고리에 핵심 주제로 모빌리티, 웹3.0과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 지속 가능성, 인간안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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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에서 특히 주목할 것 중 하나는 2022년에 처음으로 카테고리에 추가된 메타버스를 올해에는 웹3.0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은 것이다. 3세대 인터넷이라는 의미의 웹3.0은 미래의 웹 환경으로서 블록체인 등 분산화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들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개인이 소유하고 보호하는 탈중앙화된 형태의 웹이다. 메타버스가 웹3.0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래 인터넷이 될 가능성을 내다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빌리티도 최근 몇 년간 CES를 선도하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다양한 차량 소프트웨어와 함께 자율주행 운용체제와 관련된 빅테크 간 경쟁 기술도 소개되고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를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해 인류의 이동 범위를 가상공간으로 확장한다는 ‘메타모빌리티’ 시대로의 진입을 앞두고 올해에도 많은 기업이 대거 참여하면서 CES의 메인이 TV에서 전기차(EV)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의 모바일 혁명이 이제 모빌리티 혁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번 CES 2023에서는 디지털 헬스, 지속 가능성, 인간안보 등의 핵심 주제를 통해 깨끗한 공기와 물·건강 등 사람의 가치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디지털 전환 기술을 반영해 혁신적인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건강 기술과 함께 푸드 테크, 스포츠 테크, 스마트 시티 등 우리의 삶과 직결된 기술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간안보는 질병과 범죄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문제에서 혁신 기술이 인간을 지키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기술을 제공했다.

CES 2023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아울러 CES 최고혁신상 17개 중 10개를 수상한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세계적 위상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대한민국은 삼성·LG·SK 등의 대기업을 필두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600여 개의 혁신 중소·중견기업이 참가하여 전자·가전·정보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후 인류는 위기 위에 위기가 더해지는 ‘메가 크라이시스(Mega Crisis)’에 직면해있으며 예측 불가능성이 뉴노멀인 시대에 놓여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우리가 먼저 미래를 만들어 가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뿐만 아니라 경제안보의 영역으로 확장됐고 기술주권의 확보가 국가의 미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현재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모빌리티, 수소, 로봇, 인공지능(AI), 통신, 양자, 사이버 보안 등 대부분의 미래 전략 기술이 이번 CES의 41개 카테고리와 직결돼 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세계적인 시장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인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연구자들이 있기에 2023년도 대한민국은 희망 찬 한 해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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