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한 국도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불이 나 30대 운전자가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지나던 시민들이 불길에 휩싸인 차량의 창문을 깨고 뒷좌석 문을 열어 운전자를 구조했다.
10일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A(36)씨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화재는 전기차가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데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뒤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과 소방에 차량 화재 사고를 신고한 뒤 구조에 나선 B씨는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난 차량 불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퇴근길에 차 사고가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A씨 차량에) 불이 조금 붙어 있었다"면서 "112와 119에 신고하고 소화기가 있어서 불을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 안에서 사람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고, 에어백이 다 터진 상태에서 불이 점점 커졌다"면서 "성인 남성 4명이 창문을 깨부수고 뒷좌석 문을 재껴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 겨우 꺼내고 동승자 없는 걸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폭발했다"고도 했다.
B씨는 이어 "테슬라 차주는 다리 쪽이 다 탔다. 그래도 목숨을 건졌으니 다행이다 싶다"면서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연 용감한 분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는 생각을 한다"고도 적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대단한 행동", "나 같으면 무서워서 못 도와줬을 것 같다", "용감한 시민상 받아야 한다", "정말 좋은 일 했다" 등의 의견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