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서울 침범 北무인기 '이란제' 가능성…새롭고 중대한 위험"

RFA, 미 전문가 분석 인용해 보도

"美제재, 북한에 영향 미칠 수도"

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 식별 경로 관련 자료./국회 국방위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 식별 경로 관련 자료./국회 국방위




지난달 말 한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이란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1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선임국장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은 1990년대부터 무인기 기술을 연구해왔지만 최근 우리가 본 것과 같은 비행 시간과 회피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면서 “북한은 오랜 국방기술 협력국인 이란으로부터 받은 무인기나 무인기 기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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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고스 국장은 북한이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도 한국 영공에 무인기를 띄웠지만 모두 추락한 상태로 발견됐던 점을 언급하고 “(이를) 고려하면 이번 무인기의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란은 ‘샤혜드136’ 등 자폭 무인기와 ‘모하제르6’과 유사한 정찰과 공격용이 합쳐진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 공군이 무인기들을 추적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비행 중에 경로를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이란 무인기들은 공중에서 경로를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이란과 많은 거래를 했다”며 “이란 기술을 얻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북한 무인기가 추락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무인기가 추락하거나 격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브라이엔 미국 안보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홍콩 아시아타임즈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제라면 한국군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이유가 설명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샤혜드136은 충분한 비행거리(1800~2500㎞)와 비행시간(6~8시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브라이엔 연구원은 “북한의 이란제 무인기 사용은 한국 내 미군기지가 새롭고 중대한 위험에 노출됐다는 뜻”이라며 미국 전략 자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국이 최근 발표한 이란 무인기 제조사에 대한 제재가 이란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해 11월과 이달 6일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무인기를 생산하는 이란의 샤히드 항공산업 연구센터와 이란 무인기 공급업체 ‘쿠드스 항공산업’ 경영진 2명과 이사 4명 등을 제재했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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