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비영어 작품상 후보로 올랐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주최로 10일(현지시간) 미국 베벌리 힐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의 영화 ‘아르헨티나, 1985’가 비영어 작품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헤어질 결심’을 비롯해 독일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 인도 영화 ‘RRR’,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수상작인 ‘클로즈’ 등과 상을 두고 경합을 벌였다. '아르헨티나, 1985'는 1985년 아르헨티나 독재 정권에 맞섰던 변호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헤어질 결심’은 한 남성의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멜로 스릴러로 담아냈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박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긴 작품으로, 이번 상의 수상 여부가 큰 관심을 모았다. 골든글로브 어워즈가 3월 예정된 아카데미상의 수상 여부는 물론 후보에 오를지도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상의 또 다른 전초전으로 꼽히는 영국아카데미(BAFTA)에서도 감독상·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또한 올해 골든글로브 어워즈는 이른바 ‘K콘텐츠’가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느냐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앞서 2020년과 2021년 각각 ‘기생충’과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배우 오영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한편 HBO 시리즈물 ‘동조자’의 촬영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박 감독은 이날 시상식장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동조자’에 출연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대해 “놀라운 배우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라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