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재택 폐지에 성과급은 케이크 쿠폰?…노조 문 두드리는 IT인재들

넥슨 노조 한달새 300명 급증

민노총 소속도 넉달간 1000명 ↑

재택 폐지·긴축 경영에 불만 커져





‘꿈의 직장’으로 선망되던 정보기술(IT) 업계에 ‘노조 바람’이 거세다. 기업들이 재택근무, 연봉 대폭 인상 등 코로나19 기간에 늘렸던 복지를 거둬들이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기를 맞아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만큼 노조 역시 몸집을 키우면서 향후 플랫폼 업계의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에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300명 넘는 가입자가 몰렸다. 전체 조합원 수도 2000명을 돌파해 전체 임직원 수(5991명)의 3분의 1을 넘겼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2018년 노조 창립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라며 “2019년 매각 사태 당시에도 6개월간 3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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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초 진행했던 전사 회의가 화근이었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역대 최대 매출을 전망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케이크 쿠폰’ 한 장씩만을 나눠줬다. 설상가상으로 구성원이 요청한 재택근무도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이 직원들의 불만을 자극하면서 노조 가입으로 이어졌다.

경영 효율화 기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타 기업에서도 노조의 힘이 커지고 있다. 역시 재택근무 폐지를 선언한 카카오는 조만간 노조 가입 비율이 5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IT위원회 전체 노조원 수는 재택근무 폐지 움직임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8월 기준 1만 2000여 명에서 연말에는 1만 3000여 명으로 4개월 만에 1000명 이상 늘어났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은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최적의 근무 환경을 판단해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복지 문제와 맞물리면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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