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의연 사태' 계기로 쏟아진 법안…국회 문턱서 표류

◆비영리단체 관리법 개정 하세월

2020년부터 보조금법 등 발의

文정부 반대로 입법 '지지부진'

새 정권 들어서 기재부 입장 변화

관리 강화 내세워 입법 추진 주목

국회 본회의장. 연합뉴스국회 본회의장. 연합뉴스




2020년 정의기억연대의 공금 유용 논란을 계기로 시민단체를 포함한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됐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해당 입법에 반대해 결과적으로 일부 단체들의 보조금 유용과 같은 일탈로 이어지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가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관련 입법에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비영리 민간단체 제도 개선을 위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보조금법·기부금법 개정안 등 여러 건의 법안들이 정의연 사태 직후인 2020년 6월부터 잇따라 발의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보조금법 개정안은 국고 보조금을 지원 받은 사업자의 정산보고서에 대한 감사인의 검증 대상을 보조금 3억 원 이상에서 1억 원 이상, 감사인이 작성한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을 회계연도별 국고 보조금 지원 규모 10억 원 이상에서 3억 원 이상으로 각각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고 보조금을 지원 받는 비영리 민간단체의 회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는 반대 입장을 밝혔고 결국 입법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2021년 11월 18일 국회 경제재정소위원회 기록을 보면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정산보고서 대상의 기준 금액을 낮추면 영세 사업자들이 많아서 대상 사업 건수가 2배 이상 늘어난다”면서 “결국 보고서를 작성하려면 수반되는 비용이 발생되는 문제를 고려하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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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재부의 입장은 정권이 바뀌고 180도 달라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보조금법을 개정해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외부 기관을 통한 검증 및 회계 감사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관계 부처 합동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2020년 6월 국민의힘 소속 김정재·김예지·정운천 의원이 정부·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의 회계 정보 공개 확대를 위해 각각 대표 발의한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개정안에 “지원 대상인 시민단체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2020~2021년 당시 정부 부처의 반대는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정부 주요 직책에 진출하는 등 긴밀한 관계가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후에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비영리 민간단체의 등록 신청에 대해 해당 기관의 요건 확인을 거치도록 하고 사업계획서에 허위 사실 기재 및 교부금 부정 수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개정안을 2021년 6월 대표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회계 분야를 중심으로 한 관리 강화와 함께 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5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체계 및 제도 개선’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고경훈 지방행정연구원 지방의정연구센터장은 “현 제도는 여러 법들에 나눠져 규정돼 있고 정부 부처, 지자체가 각각 별도로 관리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돼 왔기 때문에 관리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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