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긴급한 민생 현안을 처리해야한다며 1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여야가 신경전만 이어가는 탓에 민생 현안 논의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30인 미만 기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나 건강보험법 국고지원 등 시급한 현안의 논의에 진척이 없어 임시국회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유지하는데만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12일 여야는 일몰법 논의를 위한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1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뒤 열린 법안 논의를 위한 상임위원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뿐이다.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다음주 중 비쟁점 법안과 체계자구심사 법안 처리를 위해 각각 법안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일정을 잡은 것을 제외하면 법안 논의가 전무하다. 모두 시급한 현안이 아닌데다 임시국회를 열지 않아도 법안 논의는 각 상임위원회 별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월 임시국회 소집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이 임시국회 개최 명분으로 내세웠던 ‘북한 무인기 침투 관련 긴급현안질의’ 역시 무산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 긴급현안질의는 대정부질문과 유사한 형식으로 진행돼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 때문에 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뒤 국민의힘에게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하자고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군사 기밀 유출이 우려된다며 협조하지 않았다. 결국 여야는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의 현안 검토만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여야가 긴급현안질의 등을 두고 대치하는 탓에 일몰법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더구나 여야 협상에 나서야 할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부터 20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길에 동행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설 연휴 전 일몰법 협상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회의장 역시 12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순방하고 있어 설 명절 전 본회의가 열리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